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감 제3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인 정부의 ‘킬러문항 수능 배제’ 방침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조 교육감은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하면 다른 부작용이 나오고 그 부작용에 책임을 지는 식으로 갈 것 같다"며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협치형·숙의형으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당초 상반기 중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킬러문항 배제 등의 여파가 커지면서 약속한 발표 시한을 넘긴 상황이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대해서는 "사교육비 대책을 공교육 강화대책일 수밖에 없지만 공교육 강화는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공교육 강화 방안과 관련, 모든 초등학교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배치하고 과대학교에는 1명씩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고액 영어학원에 대한 감독 강화뿐만 아니라 공교육에서 사교육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날 조 교육감은 인공지능(AI)의 발달과 학생 수 감소, 기후위기 등 문제를 지적하며 '3단계 교육혁명'도 내세웠다. 산업화 시대 1단계 교육혁명, 민주화 시대 2단계 교육혁명을 지나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바칼로레아(IB) 탐색학교 31개교 운영을 통해 미래형 학교 교육체제와 수업·평가 시스템인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IB는 토의·토론, 체험 중심의 수업을 지향하며 논·서술형으로 학생의 성취도를 확인하는 유럽에서 개발돼 국제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육과정이다.
전날 서울시의회에서 폐지된 생태전환교육 조례도 언급했다. 조 교육감은 "후진과 퇴행의 가능성이 있다"며 "전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기존의 환경교육은 환경보호의 관점이 강하다면 생태전환교육은 최근의 기후위기, 팬데믹, 생태멸종 등에 대해 사회시스템적 접근해서 산업문명을 생태문명으로 문명사적 전환을 하고자 하는 큰 전환이 있다"고 생태전환교육조례의 의의를 설명했다.
조례 폐지에 대한 재의요구를 어떻게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 교육감은 "법적 근거에 대한 검토 과정이 있어야 될 것"이라며 "내용들은 보완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기본적으로 (생태전환교육) 조례의 가치 방향은 좀 더 미래지향적이어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생태전환교육 조례가 폐지됨으로써 조 교육감의 역점 사업인 농촌 유학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유학이 지방소멸 대응 프로젝트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조금 전향적으로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마지막으로 “서울교육의 성패는 서울시민과 교육공동체의 공감과 지지로 결정된다”며 “여러분들께서 한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