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내리니, 농산물 펀드 ‘흔들’, 식품주는 상승세

입력 2022-08-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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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각종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의 몸값은 휘청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하고, 전반적으로 식품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9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2.3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원자재펀드(3.18%), 천연자원펀드(3.60%) 상승률을 밑도는 수치다.

원자재 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2.05%로 부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이 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역대 최고치인 159.7까지 치솟았다가 6월까지 3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5개 품목군의 가격지수가 모두 내려가면서 2008년 10월 이후 전월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식량가격지수를 구성하는 지수 중 채소 및 식용 기름 가격을 측정하는 유지류 지수는 6월 211.8에서 7월 171.1로 한 달 만에 19.2%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한동안 팜유 수출을 중단했던 인도네시아가 앞으로는 팜유 공급을 충분히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혔던 식품기업 주가는 최근 상승세다.

농심 주가는 이날 29만8500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삼양식품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32% 상승한 11만5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회사와는 달리 현지 생산 없이 전량 수출형태로 해외 매출이 일어나고 있어 최근 고환율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팜유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폭발했던 2분기에도 삼양식품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식품은 수출 증가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액은 7500억 원, 영업이익 844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뚜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 급등한 4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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