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인 전기와 열을 공급할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집단에너지) 사업을 최종 허가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전기와 열을 공급받게 될 SK하이닉스는 연간 최대 1500억 원의 반도체 생산원가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이달 1일 'SK E&S·한국중부발전 컨소시엄'이 제출한 1050MW(메가와트)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 허가안을 서면 의결했다.
집단에너지 시설은 전력 생산과 지역난방 등의 열 공급 설비를 모두 갖춘 발전소를 말한다. 너지 효율이 높고 송전탑 등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주로 대규모 산업단지나 신도시를 중심으로 건설돼 있다.
이번 사업 허가에 따라 SK E&S와 중부발전은 집단에너지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발전소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 허가는 신규 LNG 발전소 건설이 제한된 가운데 따낸 성과라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2038년까지 향후 15년간 LNG 열병합을 포함한 신규 LNG 발전은 총 2.5GW(기가와트) 규모로 제한한 바 있다.
올해 1월 산업부가 조사한 신규 LNG 열병합 건설 의향이 7.3GW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SK E&S와 중부발전이 1.05GW 규모의 LNG 발전 사업권을 획득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는 노후 LNG 발전소를 대체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주효했다.
중부발전의 보령복합발전소 1~3호기(1350MW)의 2027년 설계 수명 종료 시점에 맞춰 SK E&S 주도로 용인에 그 물량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 E&S와 중부발전이 구축하게 될 집단에너지 시설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1∼4기에 필요한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연 1600만 톤 수준이다. 이는 매일 약 60만 가구에 안정적으로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 E&S는 집단에너지 사업에 특화된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LNG를 도입해 저렴한 스팀을 공급하고 중부발전은 기존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원활한 사업 운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24시간 항온, 항습을 유지하기 위한 안정적인 열 공급이 필수다. 반도체 팹은 온도가 1도만 내려가도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데, 공장 가동이 약 2분간 중단되면 100억 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집단에너지 시설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버리지 않고 스팀과 온수 생산에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이용 효율이 높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집단에너지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보일러를 통한 생산방식에 비해 열 생산원가는 약 15%, 에너지 소비량은 26% 줄어든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단지 내 집단에너지 시설이 들어서면 대규모 송전시설 건설 부담을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