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금연구역 흡연도 과태료 부과 대상…헌재 “합헌”

입력 2024-05-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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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심판대상조항, 침해의 최소성 충족”
국민건강증진의 공익, 흡연자의 사익보다 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이투데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이투데이)

실외와 유사한 금연구역에서의 흡연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5일 헌재는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8항 중 제4항 제16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판결을 내렸다. 위 조항은 ‘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건축물, 공장 및 복합용도의 건축물’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헌법소원심판은 2022년 7월 박모 씨가 청구했다. 박 씨는 2019년 10월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광장 벤치에서의 흡연으로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았다. 박 씨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부산지방법원은 2020년 10월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한다는 약식재판 결정을 내렸다.

박 씨가 이의신청을 했고 법원은 약 1년 뒤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정식재판 결정을 했다. 박 씨는 정식재판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했지만 기각됐다. 2022년 8월의 재항고 역시 심리불속행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씨는 헌법소원심판도 동시에 청구했다.

박 씨는 “국민건강증진법의 해당 조항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실외 및 실외와 유사한 구역의 경우 실내 간접흡연보다 그 피해가 적다”며 “그런 공간 모두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하고 금연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실외 또는 실외와 유사한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간접흡연의 위험이 완전히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공중 또는 다수인이 왕래할 가능성이 높은 공공장소의 경우 그 위험이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특정 장소에 한정해 금연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흡연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지는 않다.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고 봤다.

법익의 균형성과 관련해 헌재는 “간접흡연을 원치 않는 사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흡연자의 자유로운 흡연을 보장할 필요성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는 공익은 흡연자들이 제한받는 사익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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