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만기 상반기에만 6조 돌아온다…카드사 '전전긍긍'

입력 2024-04-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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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4-23 17:17)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021년전 발행 3.8조
1년물 금리보다 2배 이상 상승
작년 이자비용 늘어 이익 '뚝'
건전성 악화에 조달비용 급증
신종자본증권ㆍESG채권 등 발행

카드사들이 발행했던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만기가 올 상반기에만 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자비용이 급증해 이익이 크게 줄었던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는 5조645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이전 발행된 여전채 규모는 3조7800억 원으로 전체 만기 채권 규모의 67%를 차지한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사들은 채권을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가량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문제는 금리 인하기에 쉽게 끌어다 쓴 돈이 갚을 시점에 이자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2021년 이전 발행한 여전채 평균 금리는 1.88%. 현재 여전채 1년물의 금리(3.8%)보다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자 비용이 증가하는 점도 카드사들의 고민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이자비용 합계는 전년 대비(2조7590억 원) 40.70% 증가한 3조882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며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자본 건전성이 악화된 카드사들로서는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기가 버거운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부실여신 잔액은 전년 대비 37%가량 늘어난 1조9000억 원에 달했다.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치인 1.63%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3%로 전년 대비 0.44%포인트(p) 오른 상태다.

카드사들이 여전채보다 자금조달 채널의 다변화를 모색하는 배경이다. 실제 카드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ABS),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돼 건전성 관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공모 방식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발행 예정 금액은 1500억 원.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 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을 세웠다.

신한카드는 올해 3월 취약차주를 위해 6억 달러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 3200억 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한 한 바 있다.

지난해 2500억 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현대카드도 지난달 35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17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내놨다. 우리카드도 지난해(1조1771억 원)에 이어 올해 비슷한 수준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낮은 ESG채권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서 ESG 정책을 강화하며 투자자 수요를 모집하는 등 회사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까지도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낮아지며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방식이 다변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신종자본증권과 ESG채권 등 장기성 자금조달을 통해 조달비용 상승을 방지하고 자본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그동안 여전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도래하면 차환비용이 증가했는데 신종자본증권은 이를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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