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이어 9월도 코스피 지수는 갈지(之)자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미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공식화 등 국내ㆍ외의 매크로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투자자 입장에선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를 불편하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 앞선 26일 금통위는 15개월 만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0.75%로 결정한 가운데 시장에선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최소 2번 이상의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 경제지표, 기대보단 우려= 31일 발표된 8월 제조업 PMI는 50.1을 기록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 발표된 미국 델러스 연은의 8월 제조업체 기업활동지수도 9.0으로 전월의 27.3에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경제지표가 곧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8월 경제활동 회복세를 방해했을 뿐, 회복세를 꺾은 것은 아님.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부정적 영향은 점차 지나갈 것.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고점을 형성할 9월 초 이후부터 경제활동은 회복될 전망”이라며 “9월 초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중단되고 개학도 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는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경제는 높은 물가와 낮은 기준금리로 실질적인 기준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향후 금리가 상승하고 물가가 낮아지는 등 완화적 금융환경이 마련되면 국고채 장단기물의 금리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6월 1일 2.186%를 기록 후 꾸준히 하락해 8월 20일 1.853%를 기록했다. 26일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했지만 금리는 30일 기준 1.913%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에도 장기물 채권 금리가 오히려 떨어진 점을 투자기회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월 금리 인상은 금융불균형 요소를 해소하는 목적이 컸지만 올해는 경기 개선이 명확했다는 점도 뒷받침했다”며 “그렇지만 현재 시장이 내년 한국경제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이며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장기금리 레벨을 2분기보다 낮추는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 및 통화정상화를 선언하면서 단기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른 국가들은 장기물 채권 금리가 오히려 반락했다”며 “앞서간 장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가 움직이는 시점부터 오히려 투자기회를 더 찾는다”고 설명했다.
◇9월도 박스권 코스피 예상 =대다수 증권사는 9월에도 3000선 초반대 코스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계획이 불확실하고 중국의 경기 정상화와 동남아발 공급 불안 해소도 남아있기 때문에 쉽게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에서다. 9월은 방어 태세로 시장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3000~3300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3000~3300선, 신한금융투자 3050~3250선, 한국투자증권 3000~3260선을 예상했다. 부국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소폭 낮은 2950~3250선을 전망했다.
◇주춤한 9월의 추천 종목은 = 대다수 증권사가 뽑은 9월의 투자전략은 가치주와 위드 코로나 관련주로의 투자다. 9월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과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리오프닝되는 기업들이 안전한 투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말 미국 인프라 투자안 의회 통과를 통과하고 채무 한도 협상이 끝나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돌아올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D램에서 DDR5 전환할 예정인 반도체와 기계나 산업재와 같은 인프라 수혜주, 음식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식품주를 추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정책 모멘텀이 주가 반등의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낙폭과대 실적주인 자동차ㆍ정유ㆍ철강ㆍ증권ㆍHW와 정책의 영향을 받을 비메모리 소부장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코리아에셋증권도 “금리가 인상되면서 성장주 매력이 줄고 조정을 거친 가치주와 배당주 매력이 높아진다”는 입장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을 매수하라”고 제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여전히 신성장 종목 투자가 유리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세는 국내외 있을 것이나 올해 3월 수준을 회복할 정도로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등의 업종을 계속해서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리오프닝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위드 코로나’ 전환될 경우를 대비해 리오프닝 관련주를 겨냥한 시장 투자가의 기대는 9월부터 구체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통ㆍ패션ㆍ운송 업종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 보인다. 낙폭과대와 중립 이상의 실적을 가진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호텔, 관광, 항공 등 위드 코로나 업종이 부각될 예정이다”라면서 “9월 중 코로나19 재확산 정점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