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나 투자자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상대로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가상자산 규제의 실효성에 관한 일고' 보고서에서 이처럼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실명계좌 의무화 조치를 포함한 가상자산 규제가 실효성 있는 투자자 보호 수단이 되려면 거래소 규제뿐만 아니라 반환청구권 행사 가능성 등 가상자산의 사법적(私法的) 측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자산은 비밀키를 보유해야만 송부할 수 있다"며 "비밀키를 보유한 거래소가 고객 계좌의 가상자산을 분실, 임의처분하거나 파산한 경우 반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이론상으로는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나 비밀키를 보관하는 거래소의 협력이 없다면 실제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 보호, 자금 세탁·테러 자금 유용 방지 등을 위한 가상자산 규제는 주로 거래소에 대한 규제로 머물러 있는 가운데 특히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할 때는 반환청구권 등의 행사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하는 거래소를 상대로 은행이나 고객이 자산의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사실상 투자자 보호는 어렵다"며 "반환청구권 행사는 실명계좌 관리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이 은행과 고객에 전가되지 않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