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항공사, 신용등급 하락 가시화

입력 2020-03-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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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여객 수송실적. (출처=한국신용평가)
▲인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여객 수송실적. (출처=한국신용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에 신용등급 하락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항공사에 대한 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업종 중 하나다.

한국신용평가는 12일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되 ‘하향검토’ 워치리스트에 등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익 저하와 그로 인한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에 따라 항공 수요 정상화는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2019년부터 나타난 여객 수요 성장 둔화와 화물 수요 부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추세화 될 경우 영업 펀더멘털의 약화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13일에는 대한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유동화증권(ABS)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대한항공의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운송객 수는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3월 첫째 주에는 약 70% 감소했다. 이에 운임채권 회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의 안정성에도 차질이 생겼다. 추가신탁 등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조기 지급 등 퍼포펀스 트리거가 작동할 수 있다.

한신평은 유상증자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BBB-’ 등급과 ‘상향검토’ 워치리스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향검토는 재검토될 수 있다. 한신평은 코로나19 사태의 심화나 장기화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ABS는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에 대한 상향검토와 ABS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검토 요인을 함께 고려해 ‘미확정 검토’에 등록했다.

한국기업평가도 13일 대한항공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하며 항공업계 강등에 경고등을 켰다. 한기평은 “장부상 차입 규모가 과중하고 지난해의 저조한 실적과 잠재채무 등으로 재무적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로 부정적 영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도 “코로나19 확산에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 중 하나로 항공산업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은 일시적인 충격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도선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중국 및 우리나라에 이어서 이탈리아, 이란, 미국, 일본 등 다수의 국가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 추이에 있어 이번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확산되며 장기화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적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사스나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는 다변화된 노선 포트폴리오를 통한 실적 보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감염 추세가 완화되더라도 항공수요의 회복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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