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부동산 갑부인 정젠밍(50)이 중국의 태양광 패널과 관련해 200억 달러(약 21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조성, 그린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젠밍 아시아·태평양개발투자(APRD)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태양광 개발업체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 태양광 패널 생산 사업을 업계 최대 규모로 키우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 회장은 자금조달을 위해 일부 자회사 IPO를 실시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모회사인 APRD의 증시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이끄는 APRD는 현재 배터리 기술은 물론 전기자동차와 지열에너지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그린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를 축적할 수 있는 기술에도 투자했다. APRD의 목표는 간단하면서도 뚜렷하다. 일상생활 전반에 그린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뉴욕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에서 모든 그린에너지 기술을 시행한다면 탄소 배출이 기본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내 비전은 이 회사가 단순히 중국에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 10년간 25억 달러를 그린에너지 사업에 투자했으며 이 중 10억 달러는 태양광 패널제조와 발전소 건설업체인 순펑광전에 투자해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됐다. 순펑광전은 지난 4월 세계 최대 태양광패널 기업이었던 중국 선텍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5월에는 파산한 독일 태양광 인버터 생산업체 선웨이스와 S.A.G솔라스트롬을 사들였다.
정 회장은 2012년부터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태양광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보폭을 넓혀왔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행보와 포부를 밝힌 것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수년간 나는 이 업계의 개발 과정을 지켜봐왔으며 투자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잉 공급으로 태양광 패널 시장이 침체기에 있을 때도 계속 투자했다. 그가 2012년 11월 순펑광전 주식을 주당 30홍콩센트에 사들였으나 현재 회사의 주가는 7.24홍콩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그간 수많은 투자는 업계의 공급망 발전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것이 내가 절대 실수하지 않는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