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임신한 아내·태아 건강…철분제 챙기세요

입력 2012-06-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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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찾아오는 빈혈

# 10대인 두명의 자녀를 둔 40대 중반의 주부 이모씨. 이 씨는 몇년 전부터 자주 피로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듯한 증상을 자주 경험했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생리로 평소 출혈이 큰 탓이었다. 그러다 최근 갑자기 호흡곤란이 왔다. 응급실에 실려왔을 당시 그녀의 빈혈수치가 3.8. 정상여성의 경우 12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위험 수준이었다. 당장 자궁근종 수술을 해야 했지만 마취를 하기엔 빈혈 수치가 너무 낮았다. 이씨는 고용량의 정맥철분제를 4주 동안 투여받았고 수술에 성공해 빈혈을 이겨낼 수 있었다.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나라 성인여성 중 약 15%, 임산부 중 30%에게서 나타난다. 철 결핍성 빈혈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며, 그밖에 재생불량성빈혈, 용혈성빈혈 등이 있다.

◇임산부 빈혈, 산모·태아 건강에 적신호 = 빈혈은 부적절한 식습관 등으로 체내에 필요한 철분을 음식을 통해 섭취하지 못해 발생한다. 위장 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철분이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거나, 출산·수술 등으로 인한 과다출혈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증 빈혈이면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심해지면 피로, 식욕저하, 소화불량, 현기증,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며 만성심장질환, 전신 부종, 폐부종 등의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임산부 빈혈은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산모가 빈혈을 내버려두면 태아의 발육지연, 저체중, 발달장애, 지능 및 인지 능력 저하 등의 가능성이 커지며, 자연 유산, 양수 감소, 조산이나 출산 후엔 모유 분비 감소, 산후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다.

빈혈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며 철분제를 먹거나 주사제를 투여하는 방식이 있다. 먹는 철분제의 경우 비교적 약값이 적게 들고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주사제보다 흡수율이 10% 내외로 낮고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 복용하면 변비나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불편도 있다.

◇ 정맥주사용 철분제, 복용 편의성 크게 높여 = 하지만 임신 초기 먹는 철분제는 입덧을 더욱 심하게 할 수 있어 꾸준히 섭취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이처럼 경구용 철분제의 섭취가 어려운 임산부나 수술 전후 등 단기간 고용량의 철분 보충이 필요한 환자에겐 정맥주사용 철분제가 권장된다. 특히 주사용 철분제는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 수술 전 몸 안의 철의 양을 충분히 늘려주는 빈혈 교정에도 유용하다.

이정재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임산부의 경우 임신 16주 이후부터 체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태아의 건강과 안전한 출산을 위해선 임신기간 중 1200mg 정도의 철분을 별도로 보충해야 한다”며 “고용량 철분 주사는 한 번에 고용량 철분을 보충할 수 있어 병원에 여러 번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변비 등 경구용 치료제의 단점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이 출시한 ‘페린젝트’는 최대 1000mg의 고용량 철분을 직접 정맥 주사를 투여할 수 있는 유일한 철분 주사다. 용량이 기존 제품보다 5배나 많아 단 한번의 병원 방문으로 보충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을 대폭 개선시킨 것이 장점이다. JW 중외제약 관계자는 “병원 왕래에 부담이 있는 임산부나 일주일에 2~3회 병원을 찾아 저용량의 철분주사를 수차례 치료받아야 했던 중증 철결핍증 환자도 한 번에 고용량 철분을 보충할 수 있어 최근 산부인과 등에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맥주사형 철분제는 출산이나 수술 등 혈액 손실이 많은 의료시술 과정에서 출혈을 최소화해 수혈을 피하는 무수혈 치료에도 이용되기도 한다. 체내에 신속하게 철분을 공급해 신속하게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등 일반적인 수혈 반응과 에이즈, 간염, CJD(광우병) 등의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수혈 환자가 무수혈 수술환자보다 생존률이 26.4%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수혈은 헤모글로빈 수치를 빠르게 올려주지만 적혈구의 반감기가 짧아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며 “고용량 정맥철분주사제를 쓰면 수혈이 필요한 응급상황이 아닌 경우에서 수혈하지 않고도 수술할 수 있으며 수혈로 인한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Tip 1. 이럴 때 빈혈 의심해볼 만

- 피부가 창백하고 누렇게 뜬 것 같다

- 손바닥의 핑크색이 사라진다

- 손톱이 잘 부러진다

- 가슴이 두근거린다

- 머리가 자주 아프다

- 생리장애가 생긴다

- 밥맛이 떨어진다

- 복부 불쾌감, 변비, 설사 등이 잘 생긴다

- 어지러움증이 있다

- 쉽게 피곤해진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잘 붓는다

-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가슴이 뛴다

Tip.2 빈혈예방 위한 생활 습관

- 영양적으로 균형있는 식사를 한다

- 편식을 피한다

- 가공식품과 외식 횟수를 줄인다

- 고기, 간, 뱀장어, 계란, 해조류 등 철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 함유 식품을 섭취한다-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타닌이 많이 든 녹차 등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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