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접고 귀국해야 하나"…强달러에 유학생 '밤잠 못 잔다'

입력 2024-1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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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1-20 17:46)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고환율에 생활비‧학비 부담↑
알바 강행군에도 유학생활 '팍팍'

#아들이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50대) 씨는 1년에 학비, 기숙사비, 생활비 등 약 6만 달러를 송금한다. 지난해 1월 1달러에 1234원이었을 당시 7400만 원이었던 1년 예산이 이달 환율이 1391원까지 오르면서 8300만 원으로 900만 원이나 늘었다. 김 씨는 “환율이 떨어질 때까지 버티면서 지체료(late fee)를 내는 게 낫겠다”고 토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달러 강세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유학생과 이들을 둔 학부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면적인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실행에 옮기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결국 환율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유학생들의 자금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과 같은 1390.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도 큰 영향 없이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1410원대까지 올랐던 ‘킹달러’ 현상 기조는 한풀 꺾였지만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 대선을 앞두고 강세를 보였던 달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 14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8.8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자녀를 외국으로 보낸 학부모나 학생들은 물론 한창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고환율에 한숨짓고 있다. 유학생 커뮤니티에는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걱정하거나 토로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은 조기 귀국을 생각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늘렸다는 글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학년으로 유학 중인 대학생 이 모(20)씨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용돈 벌이에 불과해 걱정”이라면서 “1학년이 끝나면 군대 갈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최소 7년인 유학생 입학 프로그램을 신청했지만 최근 국내로 리턴을 고민하고 있다는 박 모(29)씨는 “현재 환율 수준으로 계산하면 체류 비용이 10억 원을 넘는다”면서 “연일 오르는 환율을 보며 가고 싶었던 학교보다 장학금을 주는 곳을 선택해야 했나 후회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중국 등으로 보낸 학부모들이나 학생들도 삶이 팍팍해지긴 매한가지다.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컸기 때문에 한동안 트럼프 효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강달러가 완화되기 어려운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 약세로의 변곡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다만, 고환율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환율 변동성은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 초반 선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끈적거리는 물가 수준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발언 등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했다”면서 “1410원 수준까지 육박했지만 최근 1390원까지는 안정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힘이 빠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하락 재료가 없고 하방 경직성도 강하다”면서 “1400원 이상의 레벨에서는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레벨 부담, 저가매수 유입 등이 상방 압력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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