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 주식재산 희비에 개미도 희비, ‘투자·정책 입법’ 밸류업 3박자 갖춰야[회장님 주식재산]②

입력 2024-11-17 17:16 수정 2024-11-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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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1-1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10대 그룹주 총수 지분평가액 증감 (에프앤기이드)
▲10대 그룹주 총수 지분평가액 증감 (에프앤기이드)
그룹 총수 주식재산이 오너 리스크, 밸류업(가치 제고), 경영권분쟁, 업황(실적)에 따라 갈리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그룹 계열 상장사들은 주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기업 가치 제고와 업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란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총수의 주식 재산이 줄었다는 것은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부도 줄었다는 의미다”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과 투자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만의 노력은 한계란 지적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려면 산업혁신과 구조개혁,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면서 “국회는 입법으로 뒷받침해 기업들이 경제성장의 불씨를 재점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Y주식부자 1위 지켰다

17일 본지가 공시대상기업집단 상위 41개 기업 동일인의 연초 대비 상장사 기준 지분평가액을 분석한 결과, 14일 종가 기준 이들 기업 총수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39조3550억 원으로 올해 초 44조5329억 원에 견줘 5조1779억 원(11.63%)가량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굳건하게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 회장은 조사 대상 총수 중 지분 가치 하락 금액 규모가 가장 컸다. 이 회장의 주식은 올 초 14조 7867억 원이었지만 14일 기준 11조8375억 원으로 3조 원가량 증발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초 7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떨어진 결과다.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도 지분 보유 상장사의 부준이 뼈아팠다.

최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현재 1조7966억 원으로 연초 보다 5139억 원이 증발했다. SK 등 주력계열사의 주가부진 탓이다. 특히, 핵심 자회사 SK이노베이션 부진 여파로 연초 대비 22.24% 하락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핵심 사업인 정유 및 배터리 부문의 손익 악화로 31.50% 하락했다.

연초 14만2400원 하던 SK하이닉스가 치솟은 덕분에 주식재산 감소폭이 줄었다. 올 3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7조300억 원을 거두면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탄탄한 수요가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구 회장도 주식 재산이 줄었다. 연초 2조1558억 원에 달했던 구 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1조8546억 원으로 줄었다. LG전자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주가가 냉탕에 머물고 있다.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7% 감소한 22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7511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였던 영업이익 1조154억 원에 비해 25% 적은 성과를 냈다. 증권가가 전망한 LG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은 기존 14만238원에서 13만5000원으로 낮아졌다.

LG그룹의 밸류업에 대한 반응도 신통치 않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LG전자는 ‘기보유 자사주 소각 검토’ ‘분기 배당 검토’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보통주의 2분의 1 수준인 8000억 원 규모의 우선주를 매입·소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빈 회장의 지분가치는 연초 6160억 원에서 5059억 원으로 줄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롯데쇼핑의 잇따른 밸류업 공시에도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롯데쇼핑이 주주에게 최소 주당 3500원을 배당하고 2030년까지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실적 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쇼핑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20억 원으로 90.7% 급감했다.

‘질주’ 현대차, ‘불꽃’한화, 주가 축포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의선 현대차 의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주식 재산이 늘었다.

HD현대를 보유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분평가액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평가액은 연초 대비 2605억 원 증가한 1조5901억 원이었다. HD현대가 연초 대비 19.59% 증가한 영향이다. HD현대는 HD현대일렉트릭 등 자회사의 호조와 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무사 연착륙에 힘입어 주가가 뛰었다.

현대글로비스 외 6종목을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 의장의 지분평가액은 연초 대비 54억 원 증가한 3조8359억 원이었다. 보유 종목 중 현대차와 기아 그리고 현대글로비스가 호성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는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시현하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의 상장사 주식재산은 현재 4915억 원이다. 이는 연초 대비 543억 원(12.43%) 늘어난 것이다.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게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화는 올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1조2570억, 영업이익 589억 원을 기록했다. 화학·조선·방산 등을 포함한 연결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증권가는 연결 매출액이 13조56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 영업이익은 5594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매출액은 13.6%, 영업이익은 46.3%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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