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에 빠진 국내 증시…투자 전문가 “분산투자·트럼프 수혜주 주목”

입력 2024-11-17 08:02 수정 2024-11-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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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의 향배가 안갯속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부터 중동과 우크라이나·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위기, 국내 수출 기업의 부진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코스피 시장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만들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박스권에서 나름 고전하던 코스피 지수는 15일 장중 2400선마저 무너졌다. 8월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3개월 만이다. 미국 대선 등의 불확실성을 선반영한 코스피 지수가 차츰 반등할 것으로 봤던 희망론조차 이제는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진 증시 속에서 투자자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증시 전문가에게 국내 증시의 향방과 투자전략을 물었다.


산타 없는 연말 코스피, 내년에는 ‘오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변동장세 속에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최근 국내 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유입되는 저가 매수세와 미국에 국한한 증시 랠리에 위축된 투자심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연말 산타랠리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금리 상승에 의한 할인율 상승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대한 밸류에이션 압박이 존재한다”며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며 미리 주가가 하락한 코스피 지수는 저가 매수 기회와 상승 모멘텀 부재가 공존하며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2배,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5배로 역사적 평균 -1표준편차 수준에 도달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다”면서도 “한국증시 저평가에 따른 급등 가능성과 트럼프 트레이드 경계로 인한 급락 가능성이 상존해 연말까지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했다.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 추이 (한국거래소 등)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 추이 (한국거래소 등)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우려에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반등이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기업 실적과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돼야만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으로 눈을 돌리면 희망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당장은 제한적 흐름을 보일지 몰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불확실성이 해결되기 시작하면 코스피가 서서히 상승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하락과 기업이익 전망 하향 조정,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미국의 새 정부 정책이 가시화되고 연준의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내년에는 상승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이후 정책 기조가 확인되며 원·달러 환율 안정과 함께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오 센터장은 내년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재확산 가능성, 미국의 재산업화, 한국 수출 증가율 완화 등으로 기업이익 모멘텀은 부족하다”면서도 “밸류에이션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실적 레벨은 기대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의 연말 코스피 예상밴드는 2300~2550포인트(p),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는 2250~2850p다.

“분산 투자는 필수…트럼프 수혜주 사라”

증시 변동성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좋은 투자전략으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필수로 꼽았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달러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주식과 채권, 금 등에 대해 적당한 비중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하나, 비중은 채권보다 주식에 좀 더 우위를 두고 있다”며 “주식은 미국에 높은 비중을 두는 방식이어야 하고, 채권은 금리 수준을 감안해 투자등급 회사채를 추천한다”고 했다.

특히 박 센터장은 미국은 BBB 이상, 한국은 AA- 이상의 회사채가 투자에 적합하다고도 조언했다. 주식의 경우는 방산과 전력기기, 조선업종을 꼽았다. 반도체주 중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영곤 센터장은 “국내 주식과 자산에만 투자돼 있다면 해외 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원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른 상태지만, 환율 안정 시 달러 자산 편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오 센터장은 “채권은 주식 대비 가성비가 높은데, 특히 고금리와 우호적인 유동성 조합으로 미국 하이일드 채권이 연 7%대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며 “유가에 반영된 전쟁 리스크 프리미엄은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금은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오 센터장은 주식 업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업종 위주의 대응을 권고한다”며 “방산, 조선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 관련 분야와 엔터, 제약·바이오 등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반대매매 등 투매가 발생하면 국내 주식은 역발상 매수가 유효하다”며 “달러 표시 자산, 한국 조선업종 등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상반되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미국 재정적자 확대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금과 비트코인 등의 대안적 화폐로 자산을 일부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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