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압력 남았다…강달러에 주요국 통화가치↓”

입력 2024-11-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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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 이후 강달러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원화 추가 약세가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예정자의 관세 정책 등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 절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원화의 가치절하 못지않게 엔화, 유로화의 가치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iM증권에 따르면 미국 대선 이후 원화 가치는 2.0% 하락했다. 올 한 해 전체 하락 폭인 마이너스(-) 8.7%의 4분의 1가량이 최근 2주 동안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 유로화(-3.7%), 엔화(-3.1%), 파운드화(-2.9%), 호주달러(-2.8%) 등 주요국들의 약세 폭은 더 가파르다.

대선 이후 미국 달러화를 제외하면 주요국 통화가치는 모두 하락했다. 달러화 홀로 최근 1주 새 3.4%나 달러가치가 상승해 올해 연간 상승률이 5.5%에 달했다. 미 대선 이후 달러 강세가 더욱 탄력을 받는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 강화에 더해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할 신호가 없다'는 파월의장 발언 등 달러 강세가 재료만이 부각되는 형국"이라며 "이러한 경제 성장세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강한 랠리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 증시는 글로벌 자금의 달러 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4분기 들어서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제도의 4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는 이달 7일 기준 전 분기 대비 연율 2.5%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강한 고용시장이다. 지난주 신규 주간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예상치 22만 건을 밑도는 21만7000건을 기록했다. 강한 고용시장은 4분기 미국 성장률이 기대보다도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하도 현재의 강달러 현상을 크게 누그러뜨리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강한 경제 펀더멘탈을 의미하는 미국 경제 예외주의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등은 글로벌 자금의 달러 자산 선호 현상을 당분간 지지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 달러 강세 현상이 단순히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금의 달러 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려 있음을 고려할 때 강달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유로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 규모가 확대되는 동시에 엔화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은 순매수에서 순매도 전환했다"고 짚었다.

이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한 추가적 약세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위안화 가치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 지준율 및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크다는 점은 위안화 추가 약세이며, 관세 충격 완충 차원에서도 위안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결국, 1400원대에 이미 진입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불안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큰 부담을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내년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1%대 초반 수준까지도 성장률이 하락할 잠재적 위험이 커지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은으로 하여금 조기에 추가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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