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10분기 연속 감소세...美대선 등 불확실성에 내수 회복 '글쎄'

입력 2024-11-03 09:50 수정 2024-11-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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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생산지수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
전국 백화점 판매 2분기째↓...통계 집계 이후 처음
미국 대선서 트럼프 당선 시 경기 더 악화할 수 있어

정부가 올해 3분기 내수가 개선됐다고 판단했지만, 소비 관련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앞으로 경기가 더 어두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부터 꺾이기 시작해 10분기째 줄었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긴 기간 감소 흐름이다.

소비 감소세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에서 모두 나타났다. 승용차, 가전제품 등 1년 이상 쓸 수 있고 주로 고가 상품인 내구재 판매액지수는 2022년 1분기(-2.4%)부터 올해 3분기(-0.4%)까지 지난해 2분기(0.5%)를 제외하고 매 분기 감소했다.

승용차는 올해 1분기(-8.4%)와 2분기(-13.2%)에 큰 폭 감소했고 3분기(-1.4%)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올해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판매가 위축된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가전제품도 2022년 2분기(-4.5%)부터 올해 3분기(-3.3%)까지 10분기째 내림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보복소비로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제품 교체 주기를 맞지 않아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액지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4.7% 감소하며 6분기째 마이너스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역시 2022년 3분기(-1.4%)부터 9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다.

서비스 소비는 엔데믹 이후 여행과 외식 수요가 늘면서 증가세를 보였지만 다시 주춤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16.2로 지난해 동기보다 1.0% 증가했다. 2021년 1분기(0.7%)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 재화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내수 부진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서울·부산 등 전국 8개 광역권·시도의 백화점 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했다. 백화점 판매액은 전국 8개 지역에서 2분기째 모두 줄었다. 모든 시도의 백화점 판매액이 2분기 연속 일제히 줄어든 건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올해 3분기 대형소매점 판매액 역시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인천을 제외한 15곳에서 모두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판매 감소 지역은 광주·대전 등 6곳에 불과했지만 2분기 14곳으로 급증했다. 이후 3분기에는 15곳으로 더 확대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 대선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외 불확실성이 미처 회복하지 못한 소비를 더 억누르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표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한국 수출액이 최대 61조70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은 중국 경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뜻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은 중국의 생산 활동이 한국의 생산을 얼마나 유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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