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다 테마...돈이 흘러들어가는 곳은 [코리아 ‘테마’파크①]

입력 2024-09-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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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83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이 8월 2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렸다. (사진=한국거래소)
▲M83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이 8월 2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렸다. (사진=한국거래소)
신규 상장 주식에 수급이 쏠리며 상장이 일종의 테마가 되는 게 아니냐는 경계심이 퍼지고 있다. 본래 테마주가 횡행하는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이라는 테마가 새롭게 추가되며, 테마주로 인한 개인 투자자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테마주로 전락한 신규 상장 주식=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코스닥 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36.05%로, 같은 기간 10.38%를 기록한 코스피보다 높았다.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주식으로 수급이 몰린 게 원인으로 보인다. 8월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2곳인데, 그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11곳이다.

신규 상장주에 수급이 몰리는 건 정상적인 행태지만, 기업의 성장성을 고려한 게 아니라 상장 자체를 일종의 테마로 보고 접근한 듯해서 문제가 된다. 상장 당일 신규 상장주의 높은 회전율이 이를 방증한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지표로, 그 기간 동안 주식이 얼마나 많이 거래됐는지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단타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지난달 13일 상장한 교보스팩16호는 당일 회전율 1450.02%를 기록했는데, 1주당 약 14차례의 손바뀜이 발생한 셈이다.

같은 달 22일 상장한 M83은 당일 회전율 732.84%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2조2942억 원을 기록했는데, 당일 5조8584억 원을 기록한 코스닥 거래대금의 약 39%였다.

◇테마주 투자 증가 우려…위험성 인지해야= 일각에서는 ‘상장’이 하나의 테마로 인식되며, 안 그래도 테마주가 날뛰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테마주 거래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한다.

얼마 전에는 정부 차원에서 딥페이크 대책 마련을 언급하며 사이버보안 관련 기업이 테마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컴위드, 모니터랩, 아이씨티케이, 피피아이 등이 관련 주로 분류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올해는 그 외 엠폭스와 코로나, 영일만 시추 관련 석유·가스 등의 테마 등이 광풍을 몰아왔었다.

테마주의 경우 주가 급등락으로 인한 투자 리스크가 크고, 이를 악용한 주가 조작 등 금융 범죄의 위험도 상당히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테마주는 이슈나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폭의 가격 변동을 보인다. 주가가 빠르게 상승할 때는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지만, 반대로 이슈가 사라지거나 기대가 꺾일 때 주가가 급락할 수 있고 이는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일례로, 작년 7월 ‘LK-99’라는 상온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초전도체 테마주로 화제를 모았던 신성델타테크 주가는 관련 테마가 잠잠해진 지금, 현재 고점 대비 약 75% 내렸다. 하루 거래량도 작년 8월 8일 3924만3678주로 최대를 기록했지만, 직전 거래일인 26일 거래량은 22만3478주에 그쳤다.

또한, 개인 투자자는 특정 세력이 테마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부양한 걸 모른 채 진입했다가 세력이 대규모로 매도하고 떠날 때 폭락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실체 없는 허위 정보 유포로 인한 주가 조작, 테마주 투자를 미끼로 성행하는 불법 리딩방에 의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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