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이어블록스 CLO "크립토 앞에서 우리는 정당을 가리지 않아"

입력 2024-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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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화폐전쟁 가상자산 줄다리기]

파이어블록스 제이슨 알레그렌테 CLO 인터뷰
"당을 떠나서 크립토 친화 정치인 지지…새 정부 정책 기대"

▲제이슨 알레그렌테 파이어블록스 CLO가 지난달 2일(현지시간) 뉴욕 본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제이슨 알레그렌테 파이어블록스 CLO가 지난달 2일(현지시간) 뉴욕 본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당이 이기더라도 후보들에게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의 정당에만 관심을 두고 있지 않고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정치인을 뽑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제이슨 알레그렌테 파이어블록스 CLO(최고 법률 담당자)는 지난달 2일(현지시간) 뉴욕 파이어블록스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파이어블록스는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와 토큰증권 관련기술을 제공하는 인프라기업이다. 알레그렌테 CLO는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금융기관 감독 그룹과 국제 로펌인 Linklaters LLP와 Davis Polk & Wardwell을 거쳐 2020년부터 파이어블록스에서 일하고 있다.

파이어블록스는 미국 정계에 가상자산 정책에 관해 목소리를 내는 블록체인협회 회원사이자, 스탠드위드 크립토(Stand With Crypto) 시민 행동도 지원하고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팀은 워싱턴과 뉴욕을 오가며 활발하게 이들 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알레그렌테 CLO는 "팀에 15명 정도 있고, 최근에 정책팀에서 한 명을 더 고용해 팀을 키우고 있는 중"이라면서 "규제나 정책 관련 일도 하지만, 법률 서비스도 풀타임으로 제공하고 있으므로 계약 관련 일도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블록체인협회는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모여 만든 협단체이다. 스탠드 위드 크립토(Stand With Crypto)는 미국 정계에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자 조직됐다.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계에 그들의 의견을 전달한다.

알레그렌테 CLO는 "(워싱턴과 소통하는 방법에는)기부금을 전달하는 방법도 있고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고 캠페인이나 펀딩을 통해서 방법도 있는데, 요즘 집중하고 있는 캠페인은 당을 떠나서 크립토를 좋아하는 후보를 뽑자는 캠페인이 있다"고 말했다.

알레그렌테 CLO는 "블록체인협회는 기업들이 만든 굉장히 평범한 단체이고 스탠드위드크립토는 지금 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굉장히 특별한 단체라고 생각한다"면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선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한국에서 이런 움직임이 없는 게 (정계와 금융당국이 비교적 우호적이므로)필요 없는 단계일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계의 변화 속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여전히 미국 내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규제 칼날을 겨두고 있다. 규제 칼날 속에 바이낸스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이 미국을 떠났다. 특히 FTX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가장 최근에는 SEC가 세계 최대 NFT(대체불가토큰) 거래 플랫폼 '오픈씨'를 상대로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알레그렌테 CLO는 "흥미로운 지점은 아직도 많은 회사가 미국에 남아있다"면서 "미국 정부에서는 여러 번 가상자산을 미국에서 없애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이 공장을 옮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 몸만 가면 되는데, 아직도 이렇게 많은 회사가 미국에 남아있다는 건 결국 그만큼 미국 시장이 매력적이고 실제로 벤처캐피털도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많은 기업이) 미국이 결국에는 가상화폐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이어블록스 역시 미국 밖 규제 명확성이 있는 나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알레그렌테 CLO는 "일본이 최근 1년간 조용하지만 (규제 명확성을) 효과적으로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굳이 우선순위를 꼽자면 유럽이 가장 높다. 미카(MiCA) 법안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규제로 인해 미국 외 쪽으로 자본을 돌렸는데 다시 미국에 재투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알레그렌테 CLO는 "앞으로 새 정부에서 규제를 거둬주길 바란다"면서 "굉장히 하나 기대하는 건 스테이블 코인 정책"이라고 꼽았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이 은행·금융업은 물론, 웹3·NFT 소비자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거로 생각한다"면서 "스테이블 코인이 화폐가치와도 연관이 클 것인데,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달러 가치가 중요하니 긍정적으로 볼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어블록스는 또 미국 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분야 보안 협력을 위한 산업 조직 '크립토 ISAC'에서 활동하며 서클, 코인베이스 등 주요 기업과 민관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알레그렌테 CLO는 "1년 전까지만 해도 경쟁 회사들과 모여서 해킹 관련 정보를 주고받을 거로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모두가 시장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많은 투쟁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당국은 우려하지만, 혁신가들은 가상자산에 긍정적이다. 이에 대해 알레그렌테 CLO는 "한 명은 농구하자 하고 한 명은 축구하자 하는 상황 같다"고 말했다.

알레그렌테 CLO는 "은행이나 전통 금융에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있는 건 이해한다. 가상자산 옹호자나 반대론자나 서로 자기 할 말만 하고, 다른 말을 하는 느낌이다. 나는 양쪽의 관점을 알고 있으므로 그 접점에서 대화가 통할 수 있게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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