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원 ‘스타링크’ 계좌 동결…머스크와 갈등 격화

입력 2024-08-30 15:25 수정 2024-08-3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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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4월부터 브라질과 신경전
현지 사업 철수…‘직원 해고’ 통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런던/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런던/AP뉴시스

브라질 재판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금융 계좌 동결을 명령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지난주에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전 트위터)에 대한 벌금 납부 집행을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스타링크 측은 엑스를 통해 자사 은행 계좌 동결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는 “(대법원) 명령은 스타링크가 엑스에 위헌적으로 부과된 벌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근거 없는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합법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의 금융계좌 동결 결정에 머스크 CEO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엑스에서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향해 “폭군”, “독재자”, “법관으로 가장한 최악의 범죄자”라며 폭풍 비판 트윗을 날렸다. 대법원의 검열 요구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게 됐다는 주장이다.

머스크와 브라질 재판부 갈등의 시작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4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를 조사하면서 “사회 혼란을 야기한” 특정 계정을 차단하라고 엑스에 명령했다. 브라질 대법원이 차단 명령을 내린 계정 대부분은 극우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계정으로 이들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2022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엑스 측은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특정 계정들을 차단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반발하며 지난 17일 브라질에서의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브라질 현지에서 일하는 엑스 직원 약 40명도 해고했다.

이에 브라질 대법원은 엑스에 29일 저녁 8시까지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라”며, 이에 불응할 경우 하루에 2만 헤알(약 470만 원)의 벌금을 매기겠다는 취지의 문서를 우편으로 송달했다. 브라질 현행법상 소셜미디어 업체는 브라질에 반드시 법률 대리인을 둬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영업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

엑스에 있어서 브라질은 핵심 시장 중 하나다. 올해 봄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미국과 인도, 일본에 이은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엑스의 브라질 사무실 운영을 중단해도 엑스 서비스 자체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황은 불투명해지게 됐다.

엑스는 이날 저녁 브라질 대법원이 제시한 법률 대리인 선임 기한이 지난 후 “곧” 영업 중단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엑스와 머스크는 다른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엑스는 인도 정부로부터도 특정 계정이나 게시물을 내리도록 명령받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안보상의 우려’를 이유로 자국 내 엑스 이용을 제한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머스크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판한 후 베네수엘라 내 엑스 서비스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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