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공시를 내고 "양사의 포괄적 주식교환의 필요성 및 적절성과 관련한 주주 설득 및 시장 소통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주 및 시장의 부정적 의견이 강한 상황"이라며 "현시점에서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각 대표이사 명의 주주 서한을 통해 "사업 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분들 및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시장과의 소통 및 제도 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 구조 개편을 다시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양사 간 시너지를 위한 방안을 계속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들기 위한 상장폐지 계획도 무산됐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 분할해 두산밥캣 지분 46.06%를 보유한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로 편입하는 방안은 그대로 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 재편을 통해 두산밥캣의 차입금 7000억 원이 빠지고, 비영업용 자산을 지주사 ㈜두산에 매각해 마련된 약 1조 원의 투자 재원을 원전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원전 분야의 세계적 호황으로 전례 없는 사업기회를 앞둔 현시점에 생산설비를 적시 증설하기 위해선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금융당국의 정정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시장 의견 등을 수렴해 주주총회 등 추진 일정을 재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