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국내 ‘바이오 쌍두마차’로 일컬어지는 19일 기준 최근 1년간 주가가 14만 원대에서 19만 원대로 뛰었다. 35%가 넘는 상승률로, 코스피 지수(6.13%)는 물론 KRX300(10.08%) 수익률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가 상승세를 견인한 비결은 실적이다. 그리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호실적이 ‘근거 있는 성장’이라고 분석한다. 치열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 경쟁력이 뒤지지 않은 결과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3분기 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나란히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9% 오른 8747억 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8000억 원을 돌파했다.
‘효자’는 역시 바이오시밀러였다. 2분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03.6% 성장한 774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대표 제품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간 덕이다. 렘시마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2021년 1분기 51%에서 올해 1분기 59%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인플렉트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14%에서 26%로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사업 확대에는 거침이 없는 상태다. 사측은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6개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2030년까지 22개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CT-P51의 임상 3상 계획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승인받고, 유플라이마 판매처를 미국 코스트코로 확대하는 등 순항 중이다.
바이오시밀러로 다진 기반을 신약 사업에 싣기에도 분주하다. 짐펜트라(램시마 피하주사) 보험 환급이 6월부터 개시돼 2분기까지 22억 원의 매출을 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는 FDA 허가받은 첫 신약으로 고마진 확보가 가능하다”며 “8월 3대 처방약 급여관리업체(PBM) 계약을 완료했고 2024년 2500억 원, 2025년 900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셀트리온은 계열사 합병 문제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서정진 회장이 2020년 그룹 시너지 확보를 위한 ‘통합 셀트리온 구상’을 밝힌 뒤 셀트리온은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 그 첫 단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연초 마무리했다.
다만 그 뒤를 이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일반 주주들의 반발로 16일 합병 중단 결정을 내렸다. 쟁점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비율로, 반대 의견을 낸 주주들은 1대 0.49로 예상되는 합병 비율에 불만을 제기했다.
16일 기준 셀트리온 시가총액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셀트리온제약에 비해 각각 13.5배, 17배 많다. 이에 비해 주가는 2.6배 차이에 그쳐 셀트리온 주주들은 손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반 주주의 요구를 받아들인 경영진 행보에 대해서는 대주주 이익을 중심으로 추진되기 일쑤였던 국내 인수·합병(M&A)이 일반 주주 의견으로 철회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셀트리온으로서는 안정적 성장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이어가는 한 빨리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4.9%포인트(P) 급감했다. 그 이유로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 공급량 조절’을 꼽은 바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합병 관련 비용 부담 완화와 원가율 개선에 따른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