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프리시니어 노후 불안의 실체와 금융회사의 역할'을 통해 "은행은 노후 관련 재무·비재무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추세지만 시니어 중심, 또는 연금신탁 등 개별 상품 위주인 점은 아쉽다"면서 "프리시니어의 불안을 이해하고 자산 축적 및 인출 계획을 고려해 노후 재정의 선명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2023)에 따르면 50대의 가구 순 자산은 약 5억 원으로 가장 많고 60대 이상도 50대보다 1000만 원 남짓 적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중 가구주가 은퇴한 경우 생활비를 여유 있게 충당하는 가구는 10%에 그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진행한 노후 관련 설문에서도 노후 경제적 준비에 대한 긍정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특히, 50세~64세 은퇴를 전후한 프리시니어의 경제적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시니어 10명 가운데 8명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저축을 하지만 그 가운데 4분의 3은 여전히 경제적 준비가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윤 연구위원은 프리시니어의 노후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이들의 노후준비를 위한 맞춤 청사진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후대비 상황을 분명히 인지시키고 자산의 축적과 인출의 효율적 방안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는 은퇴 후 확보해야 할 소득 규모를 우선 설정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관리 방안이 시각적으로 제안돼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적립식 개인연금뿐 아니라 즉시연금, 주택연금, 신탁 등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데 상품의 기능을 쉽게 전달해 수익 관리를 돕고 섣부른 중도 해지를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후 재정 부담을 느끼는 생활비, 노후 여유자금, 의료, 요양자금, 가족부양 자금 등 준비 분야를 세분화해 명시적으로 표현하거나 고객이 용도를 명명함으로써 준비 현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합 은퇴 브랜드를 활용해 프리시니어와 신뢰를 구축하고 젊은 층의 노후준비 관심까지 높이는 방안도 제안했다. 은퇴 브랜드를 인지한 경우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4배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윤 연구위원은 "MZ세대 절반이 지금 당장 연금의 삼중 보장구조를 준비해야 한다고 응답할 만큼 관심이 높다"면서 "노후준비가 가장 시급한 프리시니어를 타깃으로 한다면 젊은 세대에게도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높이고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