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바이든 “대통령직보다 민주주의 수호가 더 중요”...백악관 직원들 눈물

입력 2024-07-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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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간의 대국민 연설
재선 포기 배경으로 “민주주의 수호” 언급하며 통합 강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 없어
백악관 직원들 눈물...“바이든 마음과 영혼 바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생각에 잠겨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 도전 포기 배경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워싱턴D.C.(미국)/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생각에 잠겨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 도전 포기 배경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워싱턴D.C.(미국)/AFP연합뉴스

저는 이 직책(미국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나라를 더 사랑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재선 도전을 포기한 배경과 임기 말 구상에 관해 설명했다. 지난 17일 격전지 네바다주 유세 도중 코로나19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간 지 일주일 만이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11분 동안의 대국민 연설에서 자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배경에 대해 ‘민주주의 수호’라는 가치를 들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세대에게 횃불을 넘기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그것이 우리 국가를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으로서의 기록, 세계에서의 나의 리더십, 미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통해 연임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민주주의 수호는 그 어떤 직책보다 더 중요하다.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해 그 어떤 것도 우리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방해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 직책을 존경하지만, 내 조국을 더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자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언급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사퇴 결정의 배경으로 ‘민주주의 수호’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는다는 목표 아래, 자신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재선 도전 포기를 결정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 자신의 정책적 성과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가지고 있으며, (재임 기간 ) 16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미국 전체를 재건하고 있고 제조업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AP연합뉴스
그는 이번 대선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규정하면서 “미국은 앞으로 나아가느냐, 뒤로 물러서느냐, 희망과 증오, 단합과 분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정직함과 존중, 예의를 믿는가”라고 말했다.

자신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도 잊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는 제 선택을 했고, 제 의견을 밝혔다”면서 “저는 우리의 위대한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리스는 경험이 풍부하고, 강인하고 유능하다”면서 “그는 저에게 놀라운 파트너이자 우리나라의 리더였다. 이제 선택은 미국 국민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여러분이 그 선택을 하세요”라고 덧붙였다.

바이든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자신의 역할과 관련,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고,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가정들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의 경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나는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우리의 개인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D.C.(미국)/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D.C.(미국)/EPA연합뉴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하는 동안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아들 헌터, 딸 애슐리 등 자녀들이 집무실 한 편에 앉아 그의 옆을 지켰다.

백악관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바이든의 연설을 지켜봤다고 한다. 연설이 끝난 후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그의 연설은) 아름다웠다. 그는 정말로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바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그의 연설을 보는 내내 씁쓸(bittersweet)했다”면서 “지난 3주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고, 그 모든 일이 지난 후 그가 자신의 유산에 대해 말할 기회를 갖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연설문 작성은 퓰리처를 수상했던 역사학자이자 대통령 전기 작가인 존 미첨이 도왔다. 미첨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다수의 주요 연설 작성을 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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