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7648명, 올해 넘기면 내년에도 수련 재개 어려워

입력 2024-07-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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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재개, 군 입영 등 불확실성 커져…사직 안 된 미복귀자가 손해 가장 작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의 한 진료실 앞에 전공의 파업 등의 사태로 인한 입원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의 한 진료실 앞에 전공의 파업 등의 사태로 인한 입원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전공의 이탈로 인력난에 신음하던 수련병원들이 7648명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9월) 모집에서 7707명을 신청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재응시할지는 미지수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수련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17일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인턴 3068명 중 2950명이 임용 포기 또는 사직 처리됐으며, 레지던트는 1만463명 중 4698명이 사직 처리됐다.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은 다음 달까지 수련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 모집에선 특례가 적용돼 기존 연차·과목으로 응시할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 모집에서는 특례가 없어 사직 후 1년간 기존 연차·과목으로 응시가 제한된다. 정부는 전공의의 사직을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로 처리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지 않은 사직 전공의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응시 자격이 생기는데, 하반기 모집인원은 결원 규모에 따라 정해진다. 모집인원이 적다면, 2026년 상반기에나 수련을 재개할 수 있다.

군 미필 전공의들은 군 입영 리스크도 존재한다. 사직 처리 후 재응시하지 않는 군 미필 전공의들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입영해야 하는데, 입영 시기를 개인이 정할 수 없다. 통상 군의관은 연 700~800명, 공보의는 연 300~400명 모집돼 지원자가 많다면 입영 시기가 1년 이상 밀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전문의 취득이 3년 이상 지연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직 처리되지 않은 미복귀 전공의들이 손해를 가장 덜 보게 됐다.

임용대상 100명 이상 수련병원 49개 중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부산대병원, 한양대병원, 경희대병원, 전북대병원, 길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중앙대병원, 영남대병원, 건국대병원, 이화여대목동병원, 연세대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인하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조선대병원, 충북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울산대병원, 건양대병원, 순천향대부속천안병원, 원광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강원대병원,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고신대복음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중앙보훈병원 등 32개 병원은 임용 포기·사직률이 50% 미만이다.

이들 병원의 전공의들은 대다수가 복귀도, 사직도 거부한 채 현원만 차지하고 있다. 미복귀 전공의들에게는 복귀·사직의 실익이 크지 않다. 이미 추가수련 기간이 5개월을 지나 전문의 취득 지연이 불가피해서다. 복지부가 지난달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리스크도 사라졌다. 내년 3월까지 버텨도 전문의 취득이 1년 미뤄지는 것 외에는 불이익이 없다.

한편, 서울대병원 등 6개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118명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6개 수련병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했다. 이들은 6월 4일 이후를 기준으로 사직 처리한 것이 전공의들의 수련받을 권리와 직접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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