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증세 없는 복지 안 돼”
李 “종부세·금투세 신성불가침 아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와 김두관 후보는 18일 CBS가 주관한 첫 방송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대표직 연임 도전 문제 등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외교·안보, 지방분권 등에 대해서는 정책적 공감대를 보였지만,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두고는 이견을 표출했다.
김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이재명 대표께서 연임할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본인도 모두 발언에서 ‘별 실익이 없는데도 나오게 됐다’고 말씀하셨다”며 “2026년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 쪽 사람들로 공천하기 위해서 연임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
민주당은 최근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을 ‘대선 1년 전’에서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게 당헌을 개정했다. 기존 당헌대로라면 이 후보는 연임하더라도 차기 대선을 1년 남겨둔 2026년 3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그러나 당헌이 개정되면서 2026년 6월에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한 뒤, 차기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시점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이 후보는 “왜 그런 상상을 하는지 좀 이해가 안 되는데, 저는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제가 행사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전혀 없다. 그야말로 상상이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이어 “‘유대무죄’, 즉 대표가 되면 무죄라는 말이 있는데, 연임하려는 이유가 사법 리스크 때문인가”라고 다시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해명할 것까지도 없는 사안”이라며 “‘왜 그렇게 공격을 많이 당하냐’고 말할 게 아니라 함께 싸워주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김 후보는 “대표를 연임해서 대권후보로 직행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한층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등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군을 언급한 뒤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히딩크 같은 감독형 대표가 되겠다”며 “이 후보가 선수도, 감독도 하면 당은 망한다”고 비판했다.
뒤이어 이어진 정책 토론에서 두 후보는 대중 외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등에 공감대를 보였지만, 마지막 질문인 종부세 완화와 금투세 유예 등 감세 문제를 놓고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김 후보는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때 AI(인공지능)로 일자리가 대체되면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소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기본소득이 확대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근간인 종부세는 전체의 (상위) 2.7%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이 도와주고 있고, 금투세도 1400만 투자자 중 상위 1%의 소득이 있는 쪽에 부과하기 때문에 (현행 과세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는 “종부세든 금투세든 논쟁의 대상이기 때문에 마치 신성불가침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건 옳지 않은 태도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실용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돈을 열심히 벌어서 (구매해) 사는 집이 비싸졌다고 해서 이중 제재를 당한다면 억울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금투세도 정부의 문제가 컸다. 원인이 정부에 있다”면서도 “일시적인 시행 시기 유예는 필요할 수 있다. 논의를 해보자는 입장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