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공모펀드 직상장의 매력, 잘 모르겠습니다만

입력 2024-07-17 12: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공모펀드 상장은 공모펀드를 활성화해 국민의 장기 투자를 늘리겠다는 거거든요. 목적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상장공모펀드는 공모펀드 활성화하고 아무 관계가 없거든요.”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공모펀드 상장과 공모펀드 활성화 사이에 긴밀한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인 장기 투자 활성화까지 고려하면 관련성은 더욱 희미해진다고 했다. 공모펀드 직상장에 대한 회의감이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하면서 공모펀드 직상장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만 ‘공모펀드 활성화=상장’ 공식이 성립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많다. 빠르면 연말부터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상장공모펀드를 보게 될 수도 있지만, 업계 반응이 시원치 않다는 것은 실효성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공모펀드는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해야 수익이 난다.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가 총수익률 2700%를 거뒀지만, 단타를 한 투자자 절반이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점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상장된 공모펀드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클릭 한두 번으로 매매할 수 있다면 장기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출근길에도, 점심시간에도 다들 MTS 보다가 사고, 팔고, 또 사고…눈에 계속 밟히는데, 저라도 그럴걸요?”라고 한 취재원의 하소연이 사실상 현실화하는 셈이다.

세계은행(WB)의 과거 통계자료만 봐도 한국 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약 8개월로, 144개국 중 네 번째로 짧다. 그런 환경에서 상장한 펀드를 투자자들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열렬히 관심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상장 초반 반짝 이목이 쏠리다 수익이 잘 나지 않으면 관심이 식기 일쑤일 것이다.

사실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은 매 정부, 그것도 거의 매년 등장해 온 해묵은 이슈다. 하지만 성공한 적 없이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수탁고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변죽만 울리며 공모펀드 활성화를 기대해 온 지 너무 오래됐다. 상장 같은 특이한 변화보단 근본적 해법이 중요하지 않을까. 최근 인기를 끈 목표전환형 펀드처럼 매력적인 공모펀드 개발을 지원하거나,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에 맞는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내놓는 것도 방법일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당국의 조금 더 세심한 지원을 기대해 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8,158,000
    • +5.62%
    • 이더리움
    • 4,433,000
    • +2.17%
    • 비트코인 캐시
    • 736,500
    • +19.46%
    • 리플
    • 1,567
    • -0.95%
    • 솔라나
    • 339,800
    • +2.47%
    • 에이다
    • 1,112
    • -3.64%
    • 이오스
    • 910
    • +1.11%
    • 트론
    • 281
    • +1.44%
    • 스텔라루멘
    • 334
    • -6.44%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4,300
    • +8.99%
    • 체인링크
    • 20,570
    • +0.59%
    • 샌드박스
    • 477
    • +0.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