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외국인력 11.4% 출입국관리법 위반...관리 실태 미흡

입력 2024-07-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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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전문인력 체류자격 인원 중 11.4%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 중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외국인력 관리가 미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 도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용허가제 등 여러 제도가 형식적으로 관리되는 문제 등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이같은 내용의 ‘외국인 인력도입 및 체류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고용노동부가 개관적 기준 없이 도입 규모를 산출해 산업계 수요와 괴리된 결과를 도출하는 등 비판이 제기됐고, 이에 감사를 실시한 결과 단순기능‧전문인력 분야 그리고 불법체류자 관리대책 분야에서 총 8가지 문제점이 적발됐다.

대학교수 등 전문직 근무를 위해 체류 중인 전문인력 체류자격 인원 중 상당수가 관련 법령을 위반해 근로 활동 중인데도 실태 파악 및 관리 강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사증면제 제도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이 불법체류자로 전환되고 있는데 대응체계 및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감사원은 법무부에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우선 단순기능 외국인력 도입을 위한 고용허가제가 객관적 기준 없이 운용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도입 규모 대비 실제 배치인원도 미달하여 현장에서 수급 불일치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고용허가제는 고용부가 2004년부터 내국인 기피 등으로 단순기능인력이 부족한 제조업 등에 외국인력을 최대 3년간 도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력 도입 규모는 신규 외국인력 수요에 귀국 예상자 대체수요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되는데, 합리적‧객관적 근거에 따라 전체 업종별 도입 규모를 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고용부는 매년 관계부처로부터 도입 규모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고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 자문 등을 받지도 않고 도입 규모 산정 방법 및 결과에 대한 검증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2016~2022년 사이 고용부에서 산정한 도입 규모가 산업계 수요보다 연간 2만~10만여명가량 채 적게 산정됐다.

감사원은 고용부에 고용허가제가 원활한 인력 수급이라는 제도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단순기능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를 검토하여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건설‧서비스업 등의 일용직 인력으로 다수 활용되고 있는 방문취업 체류자격 인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법무부 등이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재외동포(F-4) 제도와 방문취업(H-2) 제도를 운영하면서 2008년부터 방문취업에서 재외동포로의 전환요건을 완화해 재외동포 자격 체류인원이 늘었다. 그러나 재외동포는 건설‧서비스업 등 47개 단순 노무업종에 대한 취업활동이 제한되고 있어, 방문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재외동포 유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감사원 분석이다.

이에 감사원은 법무부와 고용부에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취업 허용범위를 확대해 건설‧서비스업 등의 분야에 취업이 가능한 체류자격 인원을 확보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계절근로자 제도에서도 농업인력에 대한 수요 대비 계절근로자 도입 규모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으로는 대규모 인력 수급이 가능한 양해각서(MOU) 체결 활용도가 낮고,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에 참여하는 지자체 수가 제한되는 문제점 등이 있다는 게 감사원 분석이다.

감사원은 법무부에 지자체가 외국과 계절근로자 MOU 체결시 국제협력 업무 등을 지원하고, 계절근로자 고용주의 의무사항인 숙소 규정을 명확히 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비 지원 비율 조정 등을 통해 공공형 계절근로자 사업의 지원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 외국인 전문인력의 실제 종사 업종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체류자격 인원 중 11.4%가 근로관계가 확인되지 않거나 불법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등 ‘출입국관리법’을 위반 중임에도 현황 점검 등이 되지 않아 체류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현황 점검이 전문인력 본인과 고용주의 신고 등에 의존되고, 미신고에 대한 불이익도 없는 탓이다.

감사원은 법무부에 “외국인 전문인력의 근로 상황 변동 시 고용주의 자발적 신고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설계하고 근로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체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불법체류자가 급격히 증가함에도 대책 마련이 미흡한 문제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법무부에 해외 사례를 참고해 특정 국가의 입국 거부율 및 불법체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해당 국가에 일정 기간 내 이를 해소하도록 통보하고 해소되지 않을 경우 협정을 일시 정지하는 등의 대응체계 및 절차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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