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탄소중립, '5대 산업' 저탄소 전환에 달렸다" [인터뷰]

입력 2024-07-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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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기후 전문가 출신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은 철강·조선 등 5대 고탄소 산업을 저탄소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본지와 만난 김 의원은 ‘저탄소 전환금융’(이하 전환금융)을 도입하는 내용의 특별법 발의를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특별법에 철강·조선 등 탄소 다(多)배출 산업이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할 때 정부와 기업, 민간·정책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녹색금융 지원 대상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 안에 ‘전환 부문’이 있긴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에너지 전환인 LNG 정도만 명시돼 있다”며 “앞서 말한 5대 고탄소 업종의 저탄소화를 지원할 근거는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꺼내든 대안은 ‘전환금융’이다. 전환 금융(Transition Finance)은 철강이나 운송, 항공, 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 탄소 저감 설비투자를 하는 등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새로운 금융 기법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와 산업 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선제적으로 전환금융을 도입했다”며 “국내 금융권에선 일본처럼 정부가 앞장서 전환금융 활성화에 시동을 걸어주면 금융권도 따라가기 쉬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환금융을 도입하게 되면) 국내 금융뿐만 아니라 블랙락(Blackrock) 등 해외 금융권도 유입될 거라고 본다”며 “해외연기금도 활용할 수 있고 그렇게 (해외 자본과도) 매칭을 시키고 싶단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탄소고착화’(고탄소 산업 유지)를 우려하고 있단 점을 언급하며 “그린워싱은 아닌지 혹은 탄소고착화를 유발할 수 있는지 인증기관 검·인증을 통해 계속적으로 확인하도록 조항을 마련했다”며 “정보공개나 금융기관 공시 등을 통해 최대한 방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법안은 발의하는 것보다 통과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 야당과의 법안 논의가 큰 과제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민주당이 ‘대기업을 지원하지 말라’는 논리로 특별법 통과에 제동을 건다면 우리나라 주요 5개 산업군을 없애라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래는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 철강·조선 등 ‘탄소 다(多) 배출’ 산업의 저탄소 전환이 왜 중요한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제조업 등 탄소 배출이 많은 5대 산업(철강·조선·자동차·반도체·석유화학)을 ‘저탄소 영역’으로 가져오는 게 핵심이다.

지난 50년간 석탄과 원자력 등을 기초로 한 산업이 우리나라를 일으켰다. 바꿔 말하면 기존 5대 산업에 대한 탄소중립이 이뤄져야 전체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단 말이기도 하다.

시대가 바뀌어서 기존의 굴뚝산업, 즉 조선업과 반도체 산업은 저탄소 기술이 빠르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철강은 수소환원제철이란 30조원이란 고비용의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막대한 규모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기존 5대 산업을 버리든지, 아니면 5개 산업을 대체할만한 다른 산업군을 가지고 와야 하는 상황이다.

5대 산업들이 향후 50년 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저탄소 전환이 이뤄진다면 기후 대응과 관련해서 제가 할 일을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전환금융 도입이 왜 필요한가.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녹색금융 지원 대상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 안에 ‘전환 부문’이 있긴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에너지 전환인 LNG 정도로만 한정적으로 명시돼 있다. 앞서 말한 5대 고탄소 업종의 저탄소화를 지원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전환금융 도입이 필요하다.”

- 일본 등 해외에선 전환금융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

“(선제적으로 전환 금융을 도입한) 일본과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똑같다. 그래서 우리가 일본 벤치마킹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들은 일본처럼 정부가 나서서 드라이브를 걸어주면 금융권들도 따라가기 쉽다는 것이다.

일본은 정부가 채권 발행 등으로 일부 재원을 보태고 보증을 하면 민간금융이 정부를 믿고 뛰어든다. 그간 우리나라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가 따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고탄소 업종의 저탄소 전환에 금융권의 투자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전환금융을 도입하게 되면) 국내 금융뿐만 아니라 블랙락(Blackrock) 등 해외 금융권도 유입될 거라고 본다. 해외연기금도 활용할 수 있고, (해외 자본과도) 매칭을 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 전환금융이 고탄소 업종을 중점적으로 다루다보니 일각에선 ‘탄소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탄소고착화와 그린워싱은 일어나선 안 된다. 그래서 방지 조항을 따로 만들었다. 그린워싱인지 혹은 탄소고착화를 유발할 수 있는지 인증기관 검·인증을 통해 계속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정보공개나 금융기관 공시 등을 통해서 환경단체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선 최대한 방지를 하려고 노력했다.”

- 남은 과제는 뭐라고 보시는지.

“특별법 소관 상임위원회가 정무위다. 그런데 저는 환경노동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법안은 ‘발의’하는 것보다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 토론회 개최 등 계속 공론화시켜서 발의된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 큰 과제는 야당이 이 법안을 받도록 하는 거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민간 금융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여러 차례 가지면서 의견을 수렴했다. 대부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만약 민주당이 ‘대기업을 지원하지 말라’는 논리로 제동을 건다면 우리나라 주요 5개 산업군을 없애라는 말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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