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평균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대 평균 등록금보다 많은 것으로 일반고의 19배, 4인가구 중위소득의 2.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고등학교 학생 1인당 학부모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1335만8000원이었다.
이는 일반고(71만 원)의 약 1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의대 평균 등록금(984만 원)보다도 많다.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 급식비·기숙사비 등 각종 수익자 부담금을 학생 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신입생을 소재지 광역시도 내에서만 선발하는 광역 단위 모집 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800만5000원이었다. 전체 자사고는 933만9000원이었으며,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849만7000원, 638만3000원이었다.
이 같은 학부모 부담금을 가구소득과 비교하면 전국 자사고는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540만 원)의 2.5배에 달했다. 광역 자사고는 1,5배, 외고와 국제고는 각각 1.6배와 1.2배였다.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많은 A자사고는 3657만1000원에 달했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6.8배에 달한다. 이어 B국제고 2631만7000원, C외고 2126만3000원 순이었다.
학부모 부담금이 1000만 원이 넘는 곳은 자사고·외고·국제고 71개교 중 23곳(32.3%)으로 3곳 중 1곳 꼴이었다. 구체적으로 전국 자사고 8교, 광역 자사고 1교, 외고 13교, 국제고 1교 등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이들 학교 유형에 입학하면 공교육비에 버금가는 사교육비를 추가적으로 더 쓴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사걱세의 ‘희망 고교유형별 사교육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 150만 원 이상을 사교육에 쓴 자사고 학생 비율은 29%, 외고‧국제고는 2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고(7.1%)와 비교했을 때 각각 4배,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연간 1000만 원 이상의 공교육비를 기본적으로 부담하는 데다가 세 명 중 한 명 꼴로 2000만∼3000만 원 가량의 사교육비를 추가적으로 더 쓰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김문수 의원은 “세 곳 중 한 곳은 1000만 원 넘는 등 경제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 소지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영 사걱세 공동대표는 “공교육비만 1000만 원 이상 쓰는 것이 아니라 자사고 재학생 3명 중 1명은 월 150만 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하니 1년에 1000만 원 이상 공교육비에 2000만~3000만 원가량 사교육비를 더 쓰는 꼴”이라며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따라 교육 불평등이 야기되는 현실을 바꾸려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