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옆에 노브랜드 매장, 일상용품은 축소
지하 2층은 식품만…참치 해체쇼도 선봬
“안마의자 체험 한번 해볼게요”
12일 아침 9시 30분, 영업시간 전임에도 이마트 용산점 지하 1층 출입구 앞에는 10명 남짓의 사람들이 줄을 섰다. 3개월여 간의 공사를 마치고 이날 처음 문을 연 이마트 용산점에 방문하기 위해서다. 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들어선 일렉트로마트 뿐 아니라 일렉트로마트 내 애플 공인 리셀러 매장 ‘에이 스토어’를 방문하려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오픈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이자 한 직원이 “할인 판매하는 한정 수량의 애플 제품을 구매하려면 이쪽으로 줄을 서달라”면서 현장 정리에 나섰다. 이날 에이스토어는 일렉트로마트 오픈을 기념해 아이폰15, 아이패드, 에어팟 프로 2세대 등을 한정 수량에 한해 할인 판매했다.
오전 10시 이마트 문이 본격적으로 열리자 사람들이 일렉트로마트로 빠르게 발길을 옮겼다. 이마트 용산점에 들어선 일렉트로마트 규모는 1950㎡(590평) 수준이다. 지하 1층 전체 면적의 약 절반에 살짝 못 미치는 크기의 매장에는 LG전자, 필립스, 네소프레소를 비롯해 소형가전과 각종 게임, 레고, 완구 등이 즐비했다. 매장 한켠은 여전히 리뉴얼 중인 곳도 있었다.
이마트 용산점에 전자제품 전용 매장이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용산점은 2004년 개장 당시 인근 용산전자상가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전자제품 전용 매장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용산 재개발 이슈로 상인들이 이전하자 일렉트로마트로 개편에 나선 것이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서 모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렉트로마트 오픈 기념으로 레고를 싸게 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며 “아이들에게 선물할 레고를 한 가득 샀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 외에도 노브랜드 매장을 신규 입점해 변화를 꾀했다. 노브랜드 매장은 지하 1층 일상 용품 코너와 비슷한 크기로 들어섰다. 전자제품을 구매하러 방문해 식품까지 구매하는 연계소비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일상용품 코너는 리뉴얼 전보다 공간 비중을 대폭 축소시켰다.
무빙워크를 이용해 지하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신석식품, 가공식품, 주류 판매, 푸드코트 등이 나타났다. 사실상 한 층을 식품으로 꾸민 것이다. 이마트의 식품 강화 리뉴얼 전략에 발맞춰 간편식 코너와 정육, 수산 코너의 면적 등 전체 식품 면적을 기존보다 약 661.2㎡(200평) 가량 확대했다. 최근 연수점ㆍ죽전점 등 리뉴얼 점포에 빠지지 않는 참치 정육점도 입점했다. 이 곳에서는 참치 해체쇼가 진행돼 지나가던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용산역과 매장이 맞붙어 있는 만큼 기차를 타고 MT를 떠나는 대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용산점은 주류 매출에 강한 점포로 꼽힌다. 이마트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주류 전문 매장인 와인&리큐어 매장을 확대하고, 치즈·샤퀴테리 등 안주로 즐길 수 있는 식품 구색을 늘렸다. 여행에 앞서 마트에 장을 보러왔다는 대학생 김이준(20) 씨는 “술 관련 상품이 기존보다 다양해졌다. 온 김에 와인도 몇 병 샀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최근 소비자가 마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후점포를 중심으로 재단장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연내 계획 중인 리뉴얼 점포는 죽전점ㆍ용산점ㆍ문현점ㆍ광주점 등 4개 매장으로 이날 용산점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뒤이어 이마트 죽전점이 내달 31일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