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이 먹던 취두부 찾아 여행가는 중국MZ...'노점상 경제'로 지역 경제 살리기 열중

입력 2024-07-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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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먹거리 관광으로 지역 경제 살려
지역 별 참신한 아이디어로 상생해야

▲중국 후난성 창사에 있는 노점상 거리에서 한 남성이 음식을 고르고 있다. 후난(중국)/신화뉴시스
▲중국 후난성 창사에 있는 노점상 거리에서 한 남성이 음식을 고르고 있다. 후난(중국)/신화뉴시스

중국 지방 정부가 경기 침체의 출구 찾기에 나섰다. 중국 후난성에 있는 작은 도시 창사는 옛 역사와 먹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노점상'을 재건했다. 과거 음식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중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창사의 골목길엔 취두부 냄새가 가득했다. 좁은 골목길마다 즐비한 노점상들은 '중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오쩌둥이 즐겨 먹던 취두부 판매에 열중이다. 가격은 10위안(약 1900원) 정도. 바로 옆에는 후난성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색있는 차와 신선한 우유가 지역 명물로 소개됐다. 창사는 마오쩌둥이 젊은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창사가 흥한 건 '마오쩌둥의 취두부' 때문만은 아니다. 1980년대를 재현한듯한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저층 건물도 매력 포인트다. 노점상들은 경제개방정책이 시행되기 전 모습 그대로 대나무 기둥에 상자를 매달고 간식을 판다. 중국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과거의 맛과 문화를 경험하고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린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창사는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노점상 경제’로 큰 경제 성과를 얻었다고 선전한 곳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될 무렵, 리커창 전 총리는 일자리 창출 방법의 하나로 창사의 노점상을 홍보했다. 하지만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은 회의적인 태도였다고 블룸버그가 덧붙였다. 시 주석은 베이징 등 주요 도시 골목길에는 공장과 노점상이 난립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ㆍ경제의 중심지에 걸맞은 모습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후난성 창사의 배터리 소재 합작회사를 방문하고 있다. 후난(중국)/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후난성 창사의 배터리 소재 합작회사를 방문하고 있다. 후난(중국)/신화뉴시스

다만,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지방에는 그만한 인재와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지방이 경기 침체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노점상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대부분의 시민이 시 주석이 주력하고 있는 산업인 반도체 칩과 전기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지역 경제 회복 방안으로 ‘호커(Hawker) 경제’를 꼽았다. 호커는 노점상 등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경제를 일컫는다. 실제로 창사는 노점상 거리에 가수, 체스 애호가 등이 모여 밤거리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노점상에서 시작한 일부 음식점들은 전국에 18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는 거대 체인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우유 차 제조업체인 차얀웨서는 티엔투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홍콩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창사가 젊은 대학생들이 이주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 주석도 노점상 경제에 점차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5월 시 주석은 신시대 중국 서부지역 발전 촉진 심포지엄을 주재했다. 당시 개혁 성향의 학자들이 향후 10년간 경제 진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중국 지역 경제 발전 방안으로 "각 지역이 서로를 모방하기보다는 각자의 특색을 살려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베이징, 상하이, 선전과 같은 대도시는 AI와 청정에너지 혁명으로 앞서 나가되, 창사와 같은 다른 지역 도시들은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산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내수 시장을 일으킬 수 있는 ‘호커 경제’가 좋은 출발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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