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가 여전해 이과생이 고득점 취득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평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 과목에서는 7점, 국어는 3점 차이가 났다.
3일 종로학원은 이 같은 내용의 6월 모의평가 개별 성적 통지를 받은 수험생 36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표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6월 모평 개별 성적은 2일 학생들에게 통지됐다.
이에 따르면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 152점, 기하 151점, 확률과 통계 145점으로 점수 차가 최대 7점이 났다. 국어는 언어와 매체 148점, 화법과 작문 145점으로 3점 차가 났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웠는지 쉬웠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미적분과 기하는 주로 이과생이 택하고,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어에서도 언어와 매체는 이과생이 주로 치른다. 이에 이과생이 고득점을 받기에 유리한 구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선택과목별로 유불리가 발생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온 바 있다. 지난해 6월 모평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에서 4점, 수학에서 8점 차이가 났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에서 4점 차, 수학에서 11점 차가 났다.
종로학원은 이번 모평에서 실제로 이과생 고득점자 수가 문과생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수학 1등급 학생 중 이과(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 기준) 학생은 98.6%인 것으로 추정됐다. 국어와 영어 과목도 탐구과목 기준으로 분류했을 때 국어 1등급 학생 중 71.4%, 영어 1등급 학생 중 72.2%가 이과 학생으로 추정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에서 수능 점수 기준으로는 문·이과 경쟁 시 이과생이 크게 유리하다"면서 "계열 구분없이 선발하는 무전공 선발 유형1에서 정시 선발시 이과생이 크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6월 모평에서 과학탐구 응시자 비율이 감소해 '사탐런'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탐런'은 이과 지망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해 보다 좋은 점수를 받는 전략을 말한다. 이로 인해 응시자 수가 급감한 특정 과학탐구 과목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이투스에듀에 따르면 이번 6월 모평에서 과학탐구에 응시한 인원은 전년도 6월 모평 대비 2만3939명이 줄어, 전체 탐구영역 2과목 응시 비율이 전년(48.6%)대비 7.7%포인트(p) 줄어든 40.9%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탐구 1과목과 과학탐구 1과목에 응시한 혼합 응시자는 전년 대비 2만223명 늘어 전체 응시 비율도 3.8%에서 9%로 크게 늘었다.
이투스에듀는 "수학 미적분·기하 응시 인원이 줄지 않았음에도 과학탐구 응시 인원이 감소한 것은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현실화돼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 한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특정 과목에 응시자 수가 급감할 경우 상위권 학생들이 고득점을 받기 위해선 학습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투스에듀는 "화학Ⅰ과 생명과학Ⅰ 응시 인원이 특히 급감했다"면서 "등급 확보의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에, 해당 두 과목에 응시 예정인 학생들은 본인의 학습량과 학습 완성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또한 "자연계열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사탐으로 빠져나가면 과탐에서의 상위등급 취득이 다소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소위 '사탐런'은 특정 조건에 있는 소수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이다. 이 경우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를 병행하거나 사탐을 추가로 공부해야 하므로 학습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