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플레저+기술↑…시장 성장 발판
제로 시장 2027년까지 연평균 4% 성장
즐겁고 지속가능한 건강관리 트렌드를 뜻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이 지속하면서 칼로리와 당을 없앤 ‘제로 버전’ 식음료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초기 다소 거부감이 있던 맛과 질감에도 소비자들이 많이 익숙해지면서 제로 버전 신제품은 국내 식음료 시장의 대세가 될 전망이다.
12일 hy(옛 한국야쿠르트) 팔도에 따르면 3월 28일 출시한 신제품 ‘비락식혜 제로’는 4월 말 기준 150만 개가 팔렸다. 이는 기존 비락식혜의 월평균 판매량인 780만 개의 4분의 1 정도이나, 비락식혜가 오랜만에 출시한 신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매출 호조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비락식혜 제로는 기존에서 당분과 칼로리를 뺀 제품으로,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 에리스리톨을 넣었다. 특히 제로 제품임에도 식혜 제품의 최대 특징인 ‘밥알’ 빼지 않고 식감을 그대로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팔도는 별도 공정을 통해 밥알에서 당분과 탄수화물을 빼 섬유질만 남도록 해 저칼로리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롯데웰푸드가 지난달 초 선보인 빙과업계 최초 0칼로리(kal)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0kal’와 ‘죠스바 0kal’도 출시 1개월 만에 720만 개 팔리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당초 320만 개 정도의 초도물량(첫 거래 물량)을 계획했는데, 시장 반응이 뜨거워 주문이 밀려들자 급히 생산량을 늘렸다. 두 제품에는 대체당인 알룰로오스가 사됐다. 다만 이들 제품명에 0kal를 썼지만, 실제 칼로리는 개당 2kal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100㎖당 4kal 미만이면 ‘무열량’ 표기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출시한 웅진식품 ‘초록매실 제로’도 MZ세대에서 입소문이 난 제로 칼로리 제품이다. 이번 신제품은 1999년 탄생, 가수 조성모를 앞세워 화제를 모았던 ‘초록매실’의 25년 만에 처음 리뉴얼한 제품이라 특히 업계의 이목을 끈 제품이다. 초록매실 제로의 대체당은 에리스리톨이 사용됐으며 기존 제품과 비슷한 단맛을 구현하면서 칼로리는 뺐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초록매실 제로의 구체적 판매량을 밝히기 어려우나, 현재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 없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라고 전했다.
제로 제품은 꾸준한 인기 덕에 파생 제품도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이달에도 롯데칠성음료가 ‘게토레이 제로’를 출시했고, 코카콜라는 이달 ‘코카콜라 제로 체리’와 지난달 ‘토레타 제로’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도 조만간 ‘마운틴듀 제로’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 제품에 대한 인기가 뜨거운 것은 먹는 즐거움을 추구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문화가 MZ세대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다소 거부감이 있었던 대체당의 맛과 질감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많아진 점도 제로 제품 출시가 계속되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제로 칼로리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설탕(제로 슈거) 식음료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2조7200억 원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제로 제품 개발 기술력이 매년 높아지면서 기존 제품 못지않게 제로 버전 신제품 인기가 뜨겁다”며 “같은 맛이면 제로를 찾는 소비 트렌드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