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사관 급습 후폭풍…멕시코·니카라과 잇따라 단교 선언

입력 2024-04-0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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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에콰도르 전 부통령 체포 위해 멕시코 대사관 강제 진입
브라질ㆍ온두라스ㆍ볼리비아ㆍ칠레 등도 줄줄이 규탄

▲5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의 주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에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키토(에콰도르)/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의 주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에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키토(에콰도르)/AFP연합뉴스

에콰도르 당국이 전직 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자국 주재 멕시코 대사관에 강제 진입하는 사상 초유의 일을 벌여 외교적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멕시코는 물론 니카라과가 국교 단절을 선언하고 주변 남미 국가들도 잇따라 규탄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이날 멕시코는 에콰도르가 국제법과 멕시코 주권에 대한 명백한 위반을 했다며 외교 관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에콰도르 경찰이 전날 저녁 수도 키토에 있는 주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 출입구를 부수고 강제로 들어가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을 체포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제법상 대사관은 대사관이 대표하는 국가의 주권 영토로 간주된다.

2013∼2017년 부통령을 지낸 좌파 성향의 글라스는 부패 혐의로 2차례의 유죄 판결을 받았고, 작년 12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후 키토 주재 멕시코 대사관에 피신해 있었다. 이에 에콰도르 당국은 부패 혐의를 받는 글라스 전 부통령에 대한 망명 보호는 불법이라면서 멕시코 대사관에 들어가 글라스를 체포할 수 있도록 신변 인도를 요구했다. 하지만 멕시코가 이를 거부하자 강제 진입까지 감행한 것이다. 멕시코는 습격 직전에 글라스의 망명을 허가했다.

앞서 작년 10월 에콰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 성향의 국민민주행동(ADN) 소속 다니엘 노보아 아신이 당선된 것에 대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3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에콰도르는 라켈 세루르 주에콰도르 멕시코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어 멕시코의 글라스에 대한 망명 허가에 주에콰도르 멕시코 대사관을 급습하는 사상 초유의 일을 벌인 것이다.

니카라과도 “이례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사건”이라며 에콰도르와의 단교를 발표했다. 대사관 습격 사건을 계기로 에콰도르는 외교적 고립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온두라스는 라틴아메리카 · 카리브 국가 공동체(CELAC)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을 촉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멕시코 대통령과 연대를 표명하고 에콰도르의 대사관 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볼리비아, 칠레 등 주변 남미국들도 에콰도르의 행동에 대한 분노와 비판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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