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경영 나침반은 '로봇'에 있다…LG, 로봇스타트업에 800억 투자

입력 2024-03-12 16:37 수정 2024-03-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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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미국 '베어로보틱스'에 800억 원 전략적 투자
구광모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 일환…미래 사업에 배팅

▲조주완 LG전자 사장 (박민웅 기자 pmw7001@)
▲조주완 LG전자 사장 (박민웅 기자 pmw7001@)

LG전자가 최근 미국 로봇스타트업에 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한 로봇사업을 빠르게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인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투자,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지분투자가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신주 인수가 끝나면 LG전자는 단일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2017년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테크 리드로 근무했던 하정우 대표가 이끌고 있는 곳이다.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배송 로봇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상업용 로봇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로봇 사업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이끌어온만큼 앞으로 사업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이런 투자는 조주완 사장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사업 등을 접고 AI, 전기차 등 신사업에 발을 들였다. 그 중에서도 각별히 챙기는 곳이 로봇 분야다.

특히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LG클로이'로 쌓아온 로봇 사업 노하우가 있다. 자율주행, AI, 센서, 카메라 등 로봇 솔루션 관련 핵심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에서 얻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고객에서 출발하는' 로봇 사업은 성공적으로 LG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로봇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하자마자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대한 야심을 보였다. 그해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고 2020년에는 로봇선행연구소(2017년 설립)와 로봇사업센터를 LG전자의 BS사업부로 옮겨 B2B 중심의 로봇 사업을 강화해 왔다.

이후에도 로보스타,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구 SG로보틱스),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회사에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분투자는 로봇 사업의 ‘이기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는 임바디드 AI나 로봇 매니퓰레이션 고도화 등 차별화 기술 영역과 접목해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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