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효과, 기대보다 시들”…면세점업계, ‘알짜 내국인 고객 잡기’ 총력전

입력 2024-0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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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객단가, 외국인 객단가 보다 2배 이상 높아

中 한국행 단체관광 재개에도 유커 대거유입 잠잠
외국인 이용객 답보,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 증가세
면세점업계, 객단가 높은 내국인 고객 잡기 총력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난해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에도 불구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증가가 미미하자, 국내 면세점업계가 내국인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데믹으로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 증가세가 뚜렷한 데다, 유커와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율 낮춰 실적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553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3% 감소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유커가 국내로 입국하지 않는 데다, 수익성을 갉아먹는 따이궁 의존도를 줄이면서 국내 면세점 전반의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엔데믹으로 인해 내국인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소비하는 객단가는 동남아 등 개별 외국인 관광객보다 더 높다. 국내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객단가는 100달러, 내국인 객단가는 200~300달러 수준으로, 내국인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유커 허용 방침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답보 상태인 반면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의 수는 매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작년 8월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재개된 직후, 9월부터 11월까지 면세점 이용 외국인 수는 6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면세점 이용 내국인 수는 작년 9월 145만9007명에서 11월 147만5183명으로 증가했다.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면세점업계는 이처럼 매월 증가하고 있는 내국인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과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내국인 전용 ‘LDF 마일리지’ 제도를 내놨다. 이는 구매 금액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적립한 마일리지 등급에 따라 사은품을 증정하는 제도다. 면세품 인도 완료 기준, 실제 결제한 금액 1달러 당 1마일리지씩 적립된다. 또 롯데면세점은 멤버십 최상위등급 회원에게 사은품 선택권을 부여했다. 기존 단일 사은품인 LDF 페이(PAY)외에 공항라운지 이용권, 롯데월드어드벤처 이용권 등을 고를 수 있다.

신라면세점도 최근 상시 가입이 가능한 유료 멤버십 ‘신라앤베이직(SHILLA & BASIC)’을 출시했다. 30만 원을 내고 가입하면 36만 원 이상의 포인트와 골드 플러스 멤버십 등급, 선물 등을 제공한다. 멤버십 기간은 가입일로부터 6개월이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2022년 유료멤버십을 출시, 4차례에 걸쳐 총 800여명의 고객이 멤버십 혜택을 누렸다.

신세계면세점은 내국인을 위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내국인 고객 혜택 강화, 차별화 브랜드 유치, 명동점에 경험 콘텐츠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또 파트너십 확대를 통한 신규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신세계그룹사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 혜택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일 경우, 신세계면세점은 매월 최대 3만 원 즉시할인, 골드 멤버십 전환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 자체 앱을 리뉴얼하는 등 온라인몰 MD 및 고객 편의를 강화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시내면세점의 경우, 무역센터점은 럭셔리&컨템포러리, 동대문점은 한국문화관광과 K브랜드 콘셉트를 각각 강화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내국인을 위한 ‘H.럭스클럽’ 의 멤버십 경쟁력 제고에도 나설 방침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유커가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오는 상황에서 업계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따이궁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면서 “이와 동시에 중국인을 제외하고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내국인을 유치를 적극적으로 해, 각 사별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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