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민국 의료 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 위원장(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전격 사퇴했다.
최 위원장은 14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투쟁위원장 직의 사임을 표한다”는 짧은 입장을 문자로 전했다. 의협은 3일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범대위로 전환하고 최 위원장을 투쟁 최전방에 배치했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을 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하자 의료계 총파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의협 회장으로 2020년 두 차례 대규모 집단 휴진을 강행했으나, 같은 해 9월 3차 대규모 집단 휴진을 앞두고 정부·여당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잠정 합의하며 집단행동을 중단한 바 있다.
정부·여당과 의협 간 합의 과정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젊은 의사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며 의료계 분열 사태가 발생했고, 당시 대전협 간부들과 법적 다툼을 겪기도 했다.
이번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지속 나오고 있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투쟁 동력을 모아야 할 엄중한 시점에 회원과 직접 송사를 벌여 물의를 야기한 최 전 회장을 투쟁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한 회원의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의 면피용 비대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회장과 집행부의 대오각성과 의협 정관에 근거한 투쟁체 구성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미래의료포럼도 “최 전 회장을 비대위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만약 주요 직책 임명이 결정됐다 하더라도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래의료포럼은 이날 최 위원장의 사임 소식에 “늦었지만 사의 표명을 환영한다”라며 “의협 집행부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행보에 더욱 신중을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석이 된 범대위 투쟁위원장 자리는 범대위를 총괄하고 있는 이필수 현 의협 회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11일부터 ‘일방적 의대 정원 증원 저지 총파업 관련 전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7일에는 의대 정원 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궐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의협이 설문조사를 예고하자 10일 보건의료 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보건의료 위기 ‘관심’ 단계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라 보건의료 관련 단체의 파업·휴진 등에 대비해 상황을 관리하고 진료대책 점검과 유관기관 협조체계 등을 구축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