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협업 등 홍보 중...TF도 꾸려
삼양그룹이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인지도 개선 난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라면 생산이 주력인 삼양식품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 브랜드 강화가 필요한 데 해결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너가 4세 김건호 삼양홀딩스 경영총괄사무가 최근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그가 성장 전략을 책임지는 동시에 그룹의 인지도 개선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1924년 창업한 삼양그룹은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삼양그룹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조부인 고(故) 김연수 명예회장이 설립했다. 100주년을 맞아 삼양그룹은 기존 식품소재, 의약·바이오에서 나아가 차세대 대체감미료, 건강기능식품 소재에 반도체·2차전지 소재까지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스페셜티 사업을 미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해, 새로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김윤 회장은 최근 임원인사에서 장남인 김건호 사장을 앞세워, 고부가가치사업 확대에 고삐를 당겼다. 김 사장의 직책은 전략총괄로, 그룹의 성장 전략과 재무를 책임진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2014년 삼양사 입사 후 해외팀장, 글로벌성장팀장,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PU(Performance Unit)장, 경영총괄사무 겸 휴비스 미래전략주관(사장)을 거쳤다.
삼양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와 함께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 내 전략총괄과 재경기획PU를 신설,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이 신설된 전략총괄 최고책임자로서, 100년 기업의 미래 경영전략을 짜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삼양그룹은 100주년을 맞아 핵심 비전인 ‘글로벌 스페셜티(고부가가치)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가 최대 걸림돌이다. 일반인들은 ‘삼양’ 하면,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을 떠올리기 쉽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K콘텐츠 붐에 힘입어 불닭볶음면은 K매운라면의 대명사로, 삼양식품 또한 글로벌 인지도가 상당하다.
삼양그룹은 기업 간 거래(B2B)를 주로 하는 소재 기업이긴 하지만,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선 삼양식품과 차별화한 인지도 확대 전략이 필요한 때다. ‘라면회사’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활동도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인기 유튜버 ‘교양만두’와 함께 ‘사람들 대부분 모르는 그 회사의 진실'’이라는 영상도 제작했다. 영상에는 동명(同名)으로 오해받는 기업 사례와 함께 삼양그룹이 라면이 아닌 소재 기업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100주년 태스크포스(TF)도 꾸려, 삼양그룹의 가치와 정체성을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이번에 오너가 4세인 김 사장이 전략총괄로 나서면서, 브랜드 알리기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100주년에 맞춰 사실상 책임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삼양 제대로 알리기”는 미래사업 성공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스페셜티와 글로벌 중심으로 고도화해 새로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각 사업 영역에서 사명부터 제대로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