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하마스’는 어디…미국-이스라엘, 가자 전후 구상 놓고 갈등

미 "팔 자치정부가 서안과 함께 가자 통치해야”
이스라엘 “가자 안보 통제권 발휘하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 축출 이후’ 가자지구의 미래 구상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까지 모두 통치하길 원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PA에 가자지구의 통치권을 넘길 수는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BS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의 미래상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의 영역 축소 불가 등 미 정부의 기본 원칙 4가지를 소개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우리는 서안지구와 가자가 팔레스타인인의 리더십하에 있는 것을 원한다”며 “누가 통치할지 등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달렸다”고 발표했다.

현재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축출되면 PA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모두 통치하는 것이 팔레스타인의 미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소탕한 뒤 현지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일 TV 연설에서 “어떤 경우라도 가자지구의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날 NBC와 CNN 등 미국 방송에 출연해서도 하마스 소탕이 끝나더라도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PA에 넘길 수 없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최대 동맹국인 미국의 전후 시나리오와 배치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PA에 통제권을 넘길 수 없다면서도 가자지구를 앞으로 누가, 어떻게 통치하게 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인도적 교전 중지를 확대하거나 휴전을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달 7일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인 인질 전원이 석방될 때까지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NBC 방송에서 현재 하루 4시간씩인 가자지구 북부의 교전중지 시간을 더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의에 “하마스가 원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투쟁을 소멸시킬 일련의 일시중단을 끝없이 이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