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에 힘 못 받는 공모주…에코프로머티리얼즈 ‘따상 적신호’

입력 2023-11-09 16:30 수정 2023-11-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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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대어급’ 기업공개(IPO) 기업으로 꼽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주 청약이 9일 흥행 실패로 마무리 됐다. IPO 시장에서 중소형 기업들의 성적은 양호한 반면, 대어급 기업들의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신규 상장 종목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도는 수익률을 나타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일 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요예측 이어 공모주 청약도 흥행 실패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9일 진행된 에코머티리얼즈 공모주 청약 결과 최종 경쟁률은 70.04대 1이었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공동주관사 NH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에 몰린 총 청약증거금은 3조67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17.2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6200~4만4000원)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희비 교차 공모주 시장…중소형은 ‘웃음’, 대어급은 ‘울상’

상장 전 공모주는 시장별로 분위기가 양극화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려는 일명 ‘대어급’ 공모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흥행에 실패했지만, 중소형 공모주는 공모가를 최상단에서 확정하는 등 훈풍을 맞아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공모가를 확정한 코스닥 공모주 13개 중 스톰테크, 캡스톤파트너스, 에이직랜드, 에스와이스틸텍 등 11개의 공모가가 희망 공모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희망 공모밴드 상단을 뚫지 못한 2종목 중에서도 컨텍은 희망 공모밴드(2만300원~2만2500원) 최상단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희망밴드 하단에 공모가를 확정한 경우는 큐로셀에 그쳤다.

반면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종목들은 ‘대어급’ IPO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우선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을 철회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또한 7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공모 희망밴드 최하단인 3만62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단순 경쟁률은 17.2대 1로 올해 공모주 중 가장 낮았다.

전날 동인기연도 공모 희망밴드(3만3000원~3만7000원)를 밑도는 3만 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도 26대 1을 기록하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나란히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동인기연의 경우 의무보유확약을 설정한 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의무보유확약은 배정받은 공모주를 약속한 기간 안에 매도하지 않고 보유할 것을 정해두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기관 투자자는 수요예측에서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의무보유확약을 설정하는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변동성 심화, 경기 침체 등 불안한 시장 상황이 대어급 공모주가 기를 펴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경기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진다”며 “대어급에 거는 기대도, 자금 조달력도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쏠림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반기 상장 종목 절반 이상 공모가 밑돌아

한편, 하반기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신규 상장 주식 중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다.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확대 적용된 후 상장 첫날 가격이 급등한 후 하락하는 양상이었으나 최근에는 신규상장일에도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신규 상장한 35개 종목(스팩 제외)의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0.99%다.

가장 높은 등락률을 보인 종목은 공모가 대비 120.77% 상승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다. 두산로보틱스가 등락률 81.15%로 뒤를 이었다.

다만, 35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 21개 종목이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대비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종목은 버넥트로 49.69% 하락했다. 시지트로닉스와 에스엘에스바이오 등도 49.20%, 39.86% 등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신규 상장 종목들의 상장일 평균 등락률은 41.43%로 집계됐다. 대부분 상장 첫날 급등한 뒤 상승분을 반납하고 내림세를 겪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장 첫날 상승세도 녹록지 않다. 최근 신규상장한 종목 중 유투바이오는 상장 첫날 94.32% 급등했으나 쏘닉스(25.73%) 유진테크놀로지(24.71%), 퀄리타스반도체(21.47%), 워트(33.08%), 에스엘에스바이오(-10.43%) 등은 상장일 평균 등락률을 밑돌았다.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공모주 청약에 동원되는 자금은 늘었지만, 대부분 상장 초기에 차익을 시현하는 움직임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와 더불어 기관 투자자들 역시 배트를 짧게 잡는 양상이다. 최근 IPO를 추진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보니 대부분 장기 투자 관점보다는 단기적인 공모주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습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반기 들어 IPO를 진행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투자금 분산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동시 상장한 큐로셀, 비아이매트릭스, 컨텍, 메가터치 등은 각각 공모가 대비 8.50%, -10.31%, -29.24%, 16.46%의 등락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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