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일본 최대 종합 에너지 기업 에네오스(ENEOS)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기존 정유, 화학, 윤활유 사업에서의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저탄소 에너지원 개발과 이를 위한 기술 교류, 프로젝트 공동 추진 등의 미래 협력에 뜻을 모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1일 에네오스 경영진과 제주 서귀포시에서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2007년 시작된 이 행사는 양사 최고 경영진이 모여 두 나라 에너지 업계의 현안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열렸다.
이번 경영진 회의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사이토 다케시 에네오스 사장을 비롯해 야타베 야스시 부사장, 고니시 도루 윤활유 대표, 스나가 고타로 경영기획·해외사업개발 총괄, 오시다 야스히코 원유·제품트레이딩·화학사업 총괄 등이 참석했다.
지난 5월 김준 부회장과 사이토 사장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탄소 감축이 양국 에너지 업계가 직면한 공통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사 실무진이 참여하는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5개월간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해 왔다.
경영진 회의에서는 TF의 검토 내용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 대응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 회사가 합의한 협력방안에 대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에는 저탄소 에너지원 공동 개발, 석유제품 수급과 설비 운영 협력을 통한 석유 사업 경쟁력 강화, 화학·윤활유 사업의 순환경제 및 탄소 저감 추진과 관련한 신규 사업 개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사는 지속가능 항공유(SAF)와 탄소 포집·활용(CCUS) 등 저탄소 에너지원 분야에서 역량과 기술을 공유하며 프로젝트를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석유 사업에서는 SK에너지 울산Complex(CLX)와 일본 내 에네오스 정유 설비의 최적 운영을 위한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공정 효율화와 에너지 소비량 감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검토한다. 또한 여러 상황에서도 양국의 에너지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화학·윤활유 사업은 기존 울산아로마틱스(UAC)와 유베이스매뉴팩처링아시아(YMAC)의 합작사 운영 경험을 발판 삼아 협력 범위를 넓힌다. SK지오센트릭은 석유화학 분야의 순환경제와 탄소 저감, SK엔무브는 액침냉각과 폐윤활유 업사이클링 사업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사업 여건이 유사한 한국과 일본 대표 에너지 기업의 오랜 협력은 오늘날 정유, 화학, 윤활유 등 에너지 사업 전반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졌다”며 “탄소 감축을 위한 두 회사의 협력이 한일 양국을 아우르며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시대를 이끌어 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이토 다케시 에네오스 사장은 “지금까지 양사의 오랜 협력관계를 돌이켜보아도 전례가 없을 정도로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향후 한층 더 깊은 교류로 양사가 목표하는 ‘탈탄소 사회’를 함께 선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