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이 국내에 발생한 지 10여 일 만에 전국에서 6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나왔다. 경기와 충청에 이어 전남에서도 럼피스킨병이 확인되면서 전국 단위 확진도 우려된다. 정부는 다음 달 초까지 모든 소에 대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내년에도 백신 접종을 한다는 방침이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30일 오전 8시 기준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는 22개 시·군에서 61건이다. 경기와 인천, 충남에 집중됐던 발생은 24일 전북 부안에 이어 28일에는 전남 무안에서도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9월에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전국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럼피스킨 발생 지역은 크게 서해안 일대, 강원도 포함 접경지역, 내륙지역이고, 서해안은 항만을 통한 유입, 접경지역은 비무장 지대 등에서의 위험요인"이라며 "다만 내륙 지역은 첫 신고 발생 이전 농장 간 전파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낸다. 중수본은 28일 127만 마리, 29일 62만 마리에 대한 백신을 들여오고, 사전 비축 물량 54만 마리 분을 더해 243만 마리에 대한 백신을 지자체에 배부했다. 31일에 210만 마리 분이 도착하면 다음 달 1일에는 모든 지자체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수본은 50마리 미만 소규모 사육 농가에 대해서는 공수의 등을 활용해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50마리 이상 사육 농가는 한정된 접종인력, 백신접종의 긴급성, 농가들의 백신접종 능력 등을 고려해 농가가 백신을 접종하도록 한다.
직접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농가에 대해선 농가들이 올바르게 백신을 접종하도록 홍보물, 동영상 자료 등을 배포했고, 지자체에서 농가에게 백신을 배부할 때 피하주사 실시 등 백신접종 요령을 지도·안내하도록 조치했다.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3주 후에 항체가 형성되고 중수분은 이후 전국 단위로 항체 형성률을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항체 유지 기간인 1년 이후, 내년에도 백신을 접종할 방침이다.
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토착화 우려가 있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대만은 2020년에 발생해 백신 접종 이후 추가 발생이 없다"며 "국내에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권 실장도 "올해 긴급백신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고, 내년 이 시점에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1~2년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전문가들과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해 추가 백신 접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