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의 당사자가 될 중2 이하 학생 및 학부모들이 대입 개편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 냈다. 이들은 경쟁만 하는 대입을 멈춰야 한다며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는 현 대입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6일 오후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가 개최한 ‘2028 대입 당사자들의 위풍당당 공청회’에서는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공청회에는 학생 40여 명을 포함한 100여 명이 참여했다.
사걱세 측은 “그동안 대입제도에 대한 논의는 주로 소수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대입 당사자가 바라는 정책이 무엇인지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공론장이 필요한 때”라고 공청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홍민정 사걱세 공동대표는 전날 대전에서 개최된 교육부 2028 대입개편 설명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교육부는 어떤 질문을 해도 안정성과 변별력 때문에 수능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내신에서 전 학년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는 답변만 했다”며 “정말 그럴지 묻고 싶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안정과 변별인가”라고 반문했다.
발제에 나선 중1 학생 임가은 양은 “학교 교육으로 경험한 대학입시의 의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으로 꼽힐 수 있을 것 같다”며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부담감은 대학교에 가서 진로와 가까워지는 교육을 받게 만들어주기는커녕 본인의 적성과 진로를 찾아가는 데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했다.
임 양은 “저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매우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님께 대입제도 개편을 요청 드린다. 다양한 과목과 학점이수를 권장하면서 수능 과목과 범위를 늘리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교학점제 취지를 고려해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재검토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2와 중2, 초4 세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학부모 용은중 씨는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금의 상대평가는 변별력을 이유로 아이들을 줄 세워 대학 서열에 맞게 공급하는 것일 뿐 교육적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부는 상대평가 방안에 더해 수능의 출제범위를 오히려 늘리는 안을 내놨다”며 “모든 학생이 공통적으로 응시해야 하는 과목과 범위가 늘어난다면 교실 수업은 진도 빼기에 급급할 것이며 방과 후 사교육에 대한 의존만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교육부는 대전광역시 유성구에서 처음으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시안’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대입 개편안에 대한 우려 해소에 나섰다. 같은 날 교육부는 이달 20~22일 온라인으로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29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1.3%가 대입 개편 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