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져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다음 달 초까지 국내 모든 소에 대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브리핑을 열고 11월 초까지 럼피스킨병 백신 400만 마리분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국내에서 보유 중인 54만 마리분에 더해 28일까지 127만 마리, 31일까지 273만 마리에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도입한다. 현재 국내 사육 중인 한우는 356만 마리, 육우와 젖소까지 약 400만 마리가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이 국내로 도입되는 즉시 발생 시·군, 인접 시·군, 발생 시·도, 여타 시·도의 순으로 신속히 배분하고, 11월 초순까지 전국 소 농장의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접종이 차질없이 완료될 경우 항체형성 기간인 3주를 고려할 때 11월 중에는 럼피스킨병 발생추세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럼피스킨병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풍토병이었으나 2012년 중동지역으로 확산된 이후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대만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 발생은 해외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 등 흡혈곤충이 기류를 타고 넘어왔거나, 코로나 이후 해외와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선박 등 항만을 통해 국내로 넘어왔을 개연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 중이다.
권 실장은 "첫 발병 이후 역학조사를 해보니 한 달 전 시점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고, 다양한 경로로 들어온 바이러스가 발현 중"이라며 "백신 항체 형성이 3주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기존 바이러스 발현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럼피스킨 병은 경기와 충남, 강원 등 11기 시·군에서 29건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살처분 소는 약 1000여 마리에 달한다.
럼피스킨병에 따른 소고기 가격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권 실장은 "국내 한우 사육 두수가 356만 두 수준이고, (살처분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일시이동중지 명령에 따라 단기적으로 출하하는 물량이 줄어들어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국 백신 접종 완료 전까지 질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발생 시·군과 인접 지역 농장의 소 이동을 제한하면서도 도축장 이동은 허용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가축분뇨의 경우에도 정밀검사 후 음성인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살처분에 대해서는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권 실장은 "폐사율이 낮지만 우유 생산량 감소 등 영향이 있고 해외 사례 등을 비춰봐도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며 "백신 접종 이후 면역이 형성됐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범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