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림플레이션’ 글로벌 공룡…국내 OTT, 'AI 혁신' 승부수 띄웠다

입력 2023-10-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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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내달 멤버십 가격 인상ㆍ하위 멤버십 추가
왓챠ㆍ웨이브ㆍ티빙 서비스개시 이후 요금 인상 없어
“글로벌 OTT 경쟁서 물가 상승 주범ㆍ고객 이탈 우려”
토종 업체들 콘텐츠 추천ㆍ자막 등 AI 투자해 차별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이 떠오른 가운데, 글로벌 OTT들은 한국 시장에서도 이용료를 올리고 계정 공유 금지에 나섰다. 반면 국내 사업자들은 요금 인상 대신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을 선택했다.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려 가입자가 이탈될 수 있어서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10일 OTT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다음달부터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요금 체계를 바꾼다. 기존 멤버십 가격(월 9900원)을 4000원 올리는 대신 기존 멤버십보다 영상 화질 등이 낮고 동시 스트리밍 가능 기기 수를 축소한 하위 등급 멤버십을 새로 추가한다. 앞서 넷플릭스도 한국 시장에서 요금을 기습 인상한 바 있다. 2021년 11월부터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만 2000원에서 1만 3500원으로 올렸고, 프리미엄은 1만 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인상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서비스 시작 이후 단 한 차례도 요금을 올리지 못했다. 2016년 서비스를 개시한 왓챠부터 2019년 웨이브, 2020년 티빙 모두 월 7900원짜리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올리면서 앱마켓 내 요금만 약 14% 올렸다. 사실 국내 OTT들의 수익성 개선은 시급한 상황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1192억 원, 121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왓챠의 영업손실도 555억 원에 달했다.

국내 미디어 시장 환경의 특수성이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OTT들은 시장 초기에 글로벌 사업자와 대항해 이용자 확보하고자 주로 이동통신 요금제에 OTT 구독을 포함해 이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에 OTT 이용료는 ‘가계통신비’ 개념으로 인식돼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OTT는 시장 특성 상 적자를 감수해서라도 이 시장에서 버텨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가격을 인상했다가는 넷플릭스 등으로부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OTT는 AI를 도입해 서비스 차별화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티빙은 AI의 콘텐츠 추천서비스, 메타데이터 고도화 등 정보통신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 혁신은 TechnologyㆍProducts 조직에서 주도하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개선 고도화를 비롯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자막 확대, 데이터 기반 콘텐츠 큐레이션과 고객 유지 강화 노력 등도 함께 진행한다. 최상의 K-콘텐츠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티빙은 앞서 국제 OTT 시상식에서 ‘뉴테크상’을 받은 바 있다.

웨이브는 현재 웨이브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동자막 생성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자막을 구어체로 제작하고 편집해 편의성과 자연스러움, 정확도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국내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 지원을 목표로 K-콘텐츠 실시간 현지화가 가능한 VOD 시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2024년까지 플랫폼 확장에 집중, 지속적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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