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1.1%로 낮춘 국회 예정처…"세수 부족에 회복 속도↓"

입력 2023-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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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 "예상보다 더딘 중국경제 회복, 수출 하방요인으로 작용"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예산정책처가 선진국의 통화긴축 기조와 세수 부족으로 인한 정부의 재정운영 어려움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정부·한국은행보다 낮은 1.1%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 또한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통화 긴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진단했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4년 및 중기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세계 경제 둔화, 미·중 갈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지속 등의 영향으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10월 전망(2.1%)보다 1.0%포인트(p) 하향된 수치로, 정부의 전망치인 1.4%와 한국은행(1.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국제통화기금(IMF·1.5%)보다 낮은 수준이다.

예정처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9%, 1.3%로 전망했다. 각각 지난 10월 전망보다 0.3%p, 0.5%p 낮아진 수치다. 예정처는 "2023년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겠으나 정부 재정운영 여건상 어려움 등으로 성장률은 상승 폭이 제한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경제의 경우 민간소비 등이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수출이 부진하면서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예정처는 "국내경제는 2023년 상반기 중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이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세계 교역 둔화의 여파로 수출 부진의 골이 깊어지며 성장세가 약해졌다"며 "실질 GDP 성장률은 상반기 중 전년동기대비 0.9% 증가하여 2022년 하반기의 2.3%에서 큰 폭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과 연관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의 업황이 크게 부진하면서 경기의 버팀목이 되어왔던 서비스업의 증가세도 최근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망은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 재정지출 축소 등을 비롯해 하방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예정처는 "경제전망의 하방 요인으로는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 재정지출 축소 가능성, 물가 불안 재현과 통화 긴축 강화 등이 있다"며 "최근 동향을 보면 법인세 수입에 큰 영향을 주는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상반기 중 크게 낮아지는 등 전망의 위험이 하방으로 치우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재정지출 여건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세수 재추계 발표에서 올해 국세 수입을 당초 예상보다 59조1000억 원 적은 341조4000억 원으로 수정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4.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4%에 비해 크게 악화됐으며, 매출액영업이익률도 7.1%에서 올해에는 3.6%로 낮아졌다. 정부는 불용, 세계잉여금, 공자기금과 지방의 여유재원을 활용해 재정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방재정과 밀접한 지방정부 경상이전 항목의 누적 집행률은 8월 현재 68.3%로 예년평균 76.6%를 크게 밑돌고 있다.

물가의 하향 안점 시점도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정처는 "8월 이후 폭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국제유가가 상승했으며, 환율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물가의 하향 안정 시점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을 의미해 통화 긴축기조가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강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내년 경제는 2.0% 성장해 올해(1.1%)에 비해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2.4%), 한국은행(2.2%) 등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난 전망보다 0.3%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예정처는 "2024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량이 2023년의 둔화에서 벗어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통화 긴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중 경제성장률 추이 및 대중수출의존도 국제비교. (자료제공=국회)
▲한·중 경제성장률 추이 및 대중수출의존도 국제비교. (자료제공=국회)

내년 수출은 세계경제성장률 및 교역량이 확대되면서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그간 부진했던 반도체 경기가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점차 개선될 전망이지만, PC, 스마트폰 등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과 관련된 IT제품의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회복의 시기와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예정처는 밝혔다.

특히, 예정처는 "예상보다 더딘 중국경제의 회복속도와 성장세 약화는 수출의 하방 요인"이라며 "부동산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둔화가 이어지는 경우 향후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정처가 1990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를 이용해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가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 1%p 하락은 우리나라의 총수출(국민계정, 실질)을 0.32~0.56%p, 통관수출을 0.79~1.39%p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는 "중국의 부동산 발 내수 둔화는 우리나라의 대중 소비재 수출에 대한 직접 영향 외에도 세계교역량 감소를 통해 전반적인 수출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중 의존적 수출구조와 한·중 경제 간 성장 동조화 경향을 감안할 때,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중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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