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08.1%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92.0%)보다 5년 만에 16.2%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민간부채(가계·기업) 데이터가 집계되는 26개국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대다.
한국에 이어 슬로바키아 9.1%p, 일본 7.7%p, 요르단 6.0%p, 룩셈부르크 3.9%p, 칠레 2.8%p, 스위스 2.5%p, 독일 2.3%p 순이었다.
절대 수준도 스위스(130.6%)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2017년에는 26개국 중 7위였다.
대량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이뤄지는 우리나라 특유의 주택구매 시스템에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성장세 제고와 안정성 측면에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고금리 여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부채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147.0%에서 지난해 173.6%로 26.6%p 증가했다. 룩셈부르크(38.0%p)에 이어 두 번째 증가 폭이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급증하면서 GDP 대비 민간부채(가계+기업) 비율 역시 초고속으로 상승했다.
한국의 민간부채의 비율은 2017년 238.9%에서 지난해 281.7%로 42.8%p 상승했다. 이는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2017년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전체 11위였지만, 가파른 상승세로 매년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2위로 올라섰다.
중앙정부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는 GDP 대비 54.3%를 기록했다. 2017년 40.1%보다 14.2%p 증가한 수치다. 비교 가능한 87개국 가운데서는 16번째를 기록했다. 절대 비율은 GDP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261.3%)·이탈리아(144.4%)·미국(121.4%)·프랑스(111.7%)·캐나다(106.6%)·영국(101.4%)·독일(66.5%) 등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기축통화 보유국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우리 정부부채의 대외채무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