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우량회사채 투자는 ‘일석삼조’

입력 2023-09-08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불황기 예금이자보다 수익 높고
기업 미래실적에 기여 ‘자부심’
향후 주가상승 선순환엔 밑거름

금리 인상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8월 14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한 상장사들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이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상위권 기업들까지 제품 판매 부진으로 매출액이 많이 감소했고 재고자산을 손실로 처리했다. 생산에 투입한 원가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현금흐름이 악화하니 자연스럽게 대출이 늘어나게 되었고 재무구조는 안 좋게 변했다.

삼성전자는 6개월간 124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 상반기 누적 매출액 155조 원 대비 20%나 감소한 수치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95%나 쪼그라들었다. 고정비 부담이 큰 반도체 기업 특성상 매출이 감소하면 이익은 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라 보유한 재고자산 62조 원 중 3조5000억 원을 평가손실로 처리한 부분도 뼈아팠다. 반도체 사업부문(DS)의 적자가 9조 원에 달할 정도로 컸지만 다른 사업부문 모두 선방하면서 다행히 전사 실적이 적자에 빠지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반도체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K하이닉스는 사정이 더 나쁜 편이다. 상반기에만 6조3000억 원대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다. 상반기에 영업활동에서 6940억 원의 순현금 유출이 발생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유·무형자산 투자에 5조3000억 원이 넘는 돈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현금지출 부담이 매우 컸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이 6조7000억 원 이상 증가하며 부채비율이나 순차입금비율 모두 높아졌는데 문제는 이자비용 부담이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서 채무증권 발행실적을 보면 상반기에 자본조달을 위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 이자율이 4%대가 보통이고 6%가 넘는 것도 3건이나 있을 정도다. 차입부채 증가와 높은 조달금리로 인해 상반기에 발생한 이자비용은 6710억 원인데 전년도 같은 기간에 발생했던 1835억 원에 비하면 266%나 증가한 것이다.

업황이 좋지 않아 고전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사정이 비슷하다. 2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에 유·무형자산 투자 규모도 크다 보니 7%대의 이자율로 4000억 원이 넘는 채권을 발행해서 자본을 조달했다. 상반기에 순차입금만 2조 원이 넘게 증가했고 이자비용 역시 전년도 상반기보다 74%나 증가한 3093억 원이 발생했다.

이들 기업은 내수보다는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기업들인데 미국, 중국 가릴 것 없이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에 실적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중국의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대두하면서 수출 감소 폭이 상당히 커지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계속 고전할 듯하다.

이들 모두 글로벌에서 상위권의 기업들이고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서 돈을 예전만큼 벌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계속 기술개발과 시설투자에 많은 돈을 써야 한다. 삼성전자는 전년도 상반기보다 1조6000억 원 더 증액해서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유무형 자산 투자도 9조 원 넘게 늘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연구개발비 지출을 더 늘렸고 SK하이닉스도 예년과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 지금은 모두 힘든 시기이지만 이렇게 씨를 뿌려 놓아야 어둠의 터널이 끝난 후에 또다시 밝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도 외환위기 당시 7.7%의 높은 금리로 외화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었다. 만기가 30년짜리라 아직도 이자비용과 원금이 상환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때 빌린 돈은 단비와 같았을 것이다. 그 어려운 시기를 겪고 나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으니 SK하이닉스나 LG디스플레이 같은 기업들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이렇게 어려워졌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회사채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깊어지는 경기 불황의 시기에 우량기업의 회사채는 꽤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에 만족도가 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이 돈은 기업들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들어갈 것이고 미래 실적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당 기업의 주가는 알아서 올라갈 것이다. 기업들이 이런 선순환을 할 수 있도록 회사채에 투자해보는 것은 어떨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940,000
    • +2.89%
    • 이더리움
    • 4,677,000
    • +8.04%
    • 비트코인 캐시
    • 674,500
    • +9.14%
    • 리플
    • 1,656
    • +7.74%
    • 솔라나
    • 355,700
    • +7.62%
    • 에이다
    • 1,100
    • -2.4%
    • 이오스
    • 915
    • +3.74%
    • 트론
    • 277
    • +0.36%
    • 스텔라루멘
    • 341
    • -1.1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000
    • -1.57%
    • 체인링크
    • 20,780
    • +2.21%
    • 샌드박스
    • 478
    • +1.9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