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문투자자 4년 전 3500명에서 671% 급증…자격 요건 완화 영향
CFD 거래 규모, 올해 들어 5000억 가량 증가…“증시 반등 영향”
10일 금융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일부종목 시세조종 사건 관련 대응 경과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CFD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는 올해 3월 기준으로 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3500명과 비교하면 671% 증가한 수치다. 당시 2019년 11월에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완화되면서 그 숫자가 급증한 것이다. CFD는 일반투자자는 거래하지 못하는 상품이다.
CFD 거래 규모는 작년에 주춤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CFD 거래 잔액 추이를 보면 2020년 4조8000억 원, 2021년 5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 3월 기준으로 잔액 규모가 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3개월 만에 5000억 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금융위는 올해 들어 증시 반등 등의 영향으로 CFD 거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3월 말 기준으로 CFD 거래 잔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교보증권(618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키움증권(5576억 원), 삼성증권(3503억 원), 메리츠증권(3446억 원), 하나증권(3400억 원) 순이었다. 유진투자증권(1485억 원), DB금융투자(1400억 원), 한국투자증권(1126억 원)도 잔액 규모가 1000억 원을 상회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의 직접 보유 없이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TRS)의 일종이다. 최소 증거금률 40%를 적용해 원금의 2.5배까지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교보증권을 시작으로 현재 13개 증권사가 CFD를 중개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SG發‘ 주가 폭락 사태를 두고 검찰, 금융당국은 CFD가 주가조작에 악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시세조종 혐의자 및 투자자들이 시세 상승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 가가능한 CFD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종목은 서울가스, 선광, 대성홀딩스, 삼천리, 다우데이타, 세방,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등 8개다. 혐의자들은 장기간에 걸쳐 통정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위가 파악한 결과 대성홀딩스의 주가는 2020년 4월 9830원에서 올해 4월 21일 13만100원으로 1224% 폭등했다. 선광도 같은 기간 1만3900원에서 16만7700원으로 1107% 올랐다. 서울가스와 삼천리의 주가도 각각 582%, 606%씩 뛰어 올랐다.
금융위는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법에 대응해 불공정거래 조사 역량을 강화하고 강력한 처벌 및 제도보완을 추진할 것”이라며 “조사 종료 이전에라도 최근 제기되고 있는 차액결제거래(CFD) 보완 필요사항은 적극 검토해 우선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국민의힘과 금융위는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가조작으로 얻은 부당이득을 최고 2배로 환수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주가조작에 대한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기존 형사처벌 외에 부당이득의 최고 2배를 환수하는 과징금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자본시장법을 조속히 개정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