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열창, 반응 뜨거운 이유

입력 2023-04-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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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즉석에서 열창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즉석에서 열창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 만찬장에서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열창한 모습이 국내외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외신들도 잇따라 관련 기사를 냈다.

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 받았다. 평소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좋아하는 노래로 꼽아온 윤 대통령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무대에 초대하며 직접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깜짝 요청에 윤 대통령은 놀란 기색이었지만 “한미 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들께서 원하시면 한 소절만…근데 이거(가사)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라며 노래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A long long time ago”로 노래를 시작하자 만찬장에 있는 모두가 놀람을 감추지 못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주먹을 불끈 쥐며 활짝 웃었다.

윤 대통령은 도입부부터 후렴 전까지 약 1분간 노래를 불렀고, 한 소절이 끝날 때마다 참석자들은 “와우”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만찬장에서 해당 노래를 불렀던 뮤지컬 ‘위키드’의 주연인 제시카 보스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공주역을 맡은 레아 살롱가 또한 소름이 돋은 듯 자신의 팔을 어루만지며 환호했다.

해당 영상은 만찬장 참석자들의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현재 유튜브와 SNS에 영어로 아메리칸 파이를 치면 상위권에 윤 대통령의 노래 영상이 배치돼 있다.

외신들도 해당 영상을 일제히 편집해 공개했다. AP통신, 워싱턴포스트, NBC 등 공식 유튜브 채널에 모두 게재됐다. 로이터 통신은 배우 앤젤리나 졸리를 비롯한 만찬 참석자들이 관심을 기울였고, 노래가 끝나자 윤 대통령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윤 대통령이 2021년 한국의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같은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고도 적었다.

BBC 서울 특파원 진 매켄지는 본인의 SNS에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영상을 인용하며 “좋은 목소리. 이것이 바로 노래방 연습으로 가능한 일이다”이라고 남겼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아시아 주재 기자 니콜라 스미스도 SNS 관련 영상을 인용하며 “(한국) 노래방의 소프트파워”라고 적었다.

아메리칸 파이는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으로 8분 42초에 달하는 긴 노래다. 노랫말 곳곳에 상징과 은유가 활용된 게 특징이며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속도감 있는 로큰롤로 바뀌는 경쾌한 노래다.

긴 노래 중 가장 대중적인 부분은 ‘So Bye-bye, Miss American Pie’로 시작하는 후렴구다. 윤 대통령이 피아노 반주를 부탁했을 때 대부분이 해당 후렴구를 부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윤 대통령은 도입부를 선택했다. 첫 소절을 불렀을 때 만찬장에 있던 이들이 놀란 이유 중 하나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 노래를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SNS 이용자들 또한 “나도 그 부분은 잘 모른다”, “백악관에 활기가 돌아온 듯하다”, “백악관에 열린 한국 노래방”이란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노래를 마치자 내빈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깨동무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들이 어렸을 때 이 노래를 좋아했고 가사 중 ‘위스키 앤 라이(whiskey ’n rye)‘를 ’위스키 앤 드라이(whisky and dry)‘로 바꿔 불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2남 1녀가 있었으나 큰아들이자 정치적 후계자로 꼽혔던 보 바이든은 2015년 46세의 나이로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그런 만큼 이 노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먼저 떠난 보와의 추억이 담긴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곡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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