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백악관 건너편에 자리 잡은 블레어 하우스 입구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워싱턴DC 구기(區旗)가 나란히 걸렸다. 대형 성조기가 걸려있던 블레어 하우스 4층 창문에도 태극기가 게양됐다. 블레어 하우스 맞은편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실 업무용 건물인 아이젠하워 행정동 외벽 역시 대형 태극기가 걸렸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 제공하는 전용 숙소로 백악관 맞은편에 위치해 있으며 100여개의 방을 갖춘 4층짜리 건물이다. 1824년 개인주택으로 지어졌다가 1836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역이었던 프란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게 팔리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미국 정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무렵 현안 협의를 위한 외국 귀빈들의 방문이 잇따르자 공식 영빈관을 마련할 필요성에 이 건물을 사들였다.
이후 블레어 하우스는 일부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앞두고 하룻밤을 묵는 숙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 로널드 레이건,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 당시 그들의 부인인 낸시 여사, 베티 여사에게 문상객을 맞이하는 장소로 제공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5년 처음 이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각 2008년 4월, 2013년 5월 첫 미국 방문 때 블레어 하우스에서 이틀 묵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6월 첫 미국 방문 때 이례적으로 3박 내내 블레어 하우스에 머물렀다.
한편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 경영진을 만나 3조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미국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진을 접견하고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서랜도스 CEO와 접견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의 파격적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25억 달러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풀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한 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앞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 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CEO 접견에는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최상목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